허리통증에 대한 오해
지상에 사는 포유동물 중 가장 유연한 동물은 ‘고양이’일 것이다. 신경외과 의사인 필자가 봐도 고양이의 척추는 아주 유연한 편에 속한다. 고양이는 소뇌 기능이 뛰어난 동물로 알려져 있는데, 뇌에서 오는 전파를 척추에서 받아들여 평형감각 또한 잘 유지한다고.

그래서일까. 아주 예전에는 허리 아픈 사람들에게 ‘고양이를 먹으면 허리에 좋다’라는 말이 오갔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터무니없어서 화가 나기까지 하는 말이지만,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려 했던 옛 선조들의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진다. 또 치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진단 장비를 비롯해 덜 발전됐던 시대임을 고려해보면 조금은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종종 진단 장비, 수술 장비, 수술법까지 모두 발전한 현재에도 여전히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 식이요법을 의지하다 신경이 손상되어 온 병원을 찾는 이들이 있다. 여전히 흑백논리로 허리 수술을 바라보는 시선이 안타까울 따름이지만, 그렇기에 더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치료해야겠다는 사명감이 타오르기도 한다.

비수술? 수술?
아이러니하게도 이미 몇 년 전 극심한 허리통증으로 허리 수술을 진행했던 사람일수록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편이다. 이는 아마도 큰 용기를 내어 수술을 시도했음에도 재발한 허리통증 때문에, ‘한번 수술했는데 또 해도 괜찮을까?’라는 두려움 때문이리라.

하지만 원인 없는 결과는 없으므로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하면 다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허리통증이 재발한 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이전 치료에서 척추관에 유착된 신경을 제거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추간공확장술을 통해 좁아진 추간공을 넓히고 신경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여 통증을 줄여주면 된다. 또 이는 유착된 신경을 제거해 신경 압박 현상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추간공확장술은 척추관협착증을 비롯해 재발한 허리디스크 치료에 도움을 준다.

타병원에서는 주로 추간공 내부에 있는 염증 유발 물질을 배출시키고 약물을 주입하는 주사 시술로만 시행하는 반면, 필자는 추간공확장술에 양방향내시경을 활용해 재발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있다. 특히 1cm 미만 최소 절개 후 국소마취, 무수혈로 진행해 고령자, 만성질환자도 부담 없이 받아볼 수 있다.

의학은 과학이다
인류에게 허리통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숙명 같은 존재이다. 실제로 신석기인 유골에서 척추결핵을 추정할 수 있는 흔적이 발견된 바 있다. 이처럼 척추 질환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며 문명이 발전할수록 점차 더 심각해지고 있다.

우리는 내비게이션이(Navigation) 없던 시절 당연히 종이 지도를 사용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이 보편화된 지금 내비게이션 없이 달리는 차는 거의 없다. 의학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수술 중 환자의 해부학 이미지를 3D로 촬영해 수술 경로를 제공해 주는 ‘척추 내비게이션(O-ARM)’과 최소침습적으로 병변에 접근할 수 있는 ‘내시경’ 장비 발달로 보다 정확하고 안전한 수술이 가능한 시대가 도래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과거의 인식에 머물러 수술을 꺼린다는 건, 마치 내비게이션 없이 달리는 차와 같다.

의학은 과학이다. 더 이상 과거에 머물러 있는 허리 수술에 대한 흑백논리를 내려놓길 바란다. 또 허리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조금 거두고 통증이 있다면 가까운 신경외과를 찾아 원인을 파악한 다음 해결하는 데 집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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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허리디스크 환자였다

[강남베드로병원]
윤강준 대표원장

- 강남베드로병원 대표원장(신경외과 전문의)
- 미국 예일대학교 신경외과 교환교수
-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 미국 윌체 척추연구소 연수
- 세계 인공디스크학회 종신회원
- 근로복지공단 산업재해 보험 자문의사
-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 회장
- 대한오존의학협회 부회장

- 속초고등학교 졸업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박사학위 취득

허리와 다리의 극심한 통증을 몸소 겪었던 신경외과 전문의가 직접 들려주는 척추 건강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