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듣는 '질환' 이야기

어떻게 하면 ‘췌장’ 건강을 지킬 수 있을까?

서울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과장

소화기계 질환

암 중에서 악독한 암을 딱 하나 꼽는다면 ‘췌장암’이다. 가장 큰 이유는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이다. 증상이 있어 병원을 방문하면 벌써 손 쓸 시간을 지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불안한 마음에 매달 CT를 찍을 수도 없다. 어떻게 하면 췌장 건강을 지킬 수 있을까?

췌장 기능과 특징
췌장(pancreas)은 길이 약 15㎝ 정도로 가늘고 길다. 위(stomach) 뒤에서 십이지장과 연결되어 있고, 우리 몸 가장 깊숙한 곳에 여러 장기로 둘러싸여 있어 ‘은둔의 장기’로도 불린다. 췌장은 외분비, 내분비 역할을 동시에 하는 독특한 장기이다. 췌장을 구성하는 세포 약 98%는 ‘소화액 분비’ 등 외분비를 담당한다. 마치 ‘활화산’처럼 모든 것을 분해, 소화한다. 췌장에서 만들어지는 소화액은 물, 무기염류, 녹말을 분해하는 아밀라제(amylase), 지방을 분해하는 리파아제(lipase) 그리고 불활성효소전구체(trypsinogen, chymotrypsinogen) 등 거의 모든 소화효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약 2%는 인슐린, 글루카곤 분비로 혈액의 ‘포도당 농도’를 세심하게 조절하는 내분비 역할을 담당한다. 



췌장염

‘췌장염(pancreatitis)’은 췌장에 염증(inflammation)이 생긴 것이다. 염증은 주로 알코올과 외상, 담석에 의한 관 폐쇄(obstruction) 등으로 생긴다. 특히 알코올은 소화액 분비를 자극한다. 소화액은 전체적으로 끈적해지고 흐름을 방해하면서 염증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가장 큰 증상은 ‘복통’이다. 췌장염이 생기면 소화효소가 췌장 밖, 주위 조직으로 흘러나온다. 소화관 안에 존재하는 소화효소는 문제없이 정상적으로 소화작용을 한다. 하지만 관에서 벗어나는 순간 주변이 타들어 간다. 부종(edema)과 충혈이 생기고 심해지면, 고름(abscess), 괴사(necrosis)가 발생할 수 있다. 복강에서 췌장 주변 조직들이 소화되면서 결과적으로 ‘극심한 복통’이 발생하는 것이다. 주변 조직들이 녹아내린다고 해도 무방하다.

혈액검사에서 아밀라제(amylase), 리파아제(lipase) 등 소화효소 수치 상승 그리고 복부 초음파나 CT 등을 종합해서 진단한다. 치료는 일단 염증이 있는 동안은 금식, 금주이다.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췌장이 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금식에 따른 부족한 영양은 수액을 통해 공급하고, 적극적으로 복통을 조절한다.

질병에 있어 타고난 가족력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음식과 술’ 절제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적절한 양, 양질의 음식, 과하지 않은 술! 이것이 ‘췌장 건강’의 핵심이다. 맛있는 술과 음식 먹기 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사자성어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병리학을 토대로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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