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막 이야기
백내장수술, 난시까지 함께 교정하려면 ‘이것’ 고려해야
SNU청안과의원
한영근 대표원장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으로 시야가 흐려지거나 눈이 부시거나 눈 앞이 뿌옇게 변하는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노안 증상과 함께 나타나거나 순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방치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으나 수술을 통해 시력을 다시 회복할 수 있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는 편이다. 백내장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치료다.
다초점인공수정체가 개발되면서 원시, 근시 등 여러 거리의 시야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노안과 백내장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수술 후에는 돋보기 등 별도의 교정 장치를 이용하지 않아도 선명한 시력을 회복할 수 있으나 인공수정체의 종류에 따라 효과가 다르고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환자의 직업이나 취미, 생활습관 등을 고려해 적합한 모델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난시 환자라면 백내장수술을 할 때 더욱 주의해야 한다. 단순한 백내장수술만으로는 난시를 개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난시는 눈으로 들어간 빛이 각막에서 굴절될 때 정확하게 초점을 맺지 못하고 두 점 또는 그 이상의 초점을 맺게 되는 눈의 굴절이상을 말한다. 난시가 있으면 근거리나 원거리의 시력이 저하되며 안구의 피로가 증가하고 복시, 두통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백내장 환자는 이미 시야가 혼탁해져 있어 이러한 난시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난시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진행하면 시력 교정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잔여 난시에 민감하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난시를 교정하기 위해 안경을 착용하는 등 불편함이 따를 수 있다.
따라서 난시 환자라면 백내장수술을 받기 전 난시의 방향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으로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최근에는 토릭 인공수정체처럼 난시 교정 효과까지 낼 수 있는 난시 교정용 인공수정체도 개발되어 있어 이를 활용하면 시야 혼탁은 물론 난시로 인한 시력 이상까지 개선할 수 있다. 단, 수술 전에 난시 방향과 난시축을 정확히 파악해야 수술 효과를 높일 수 있으므로 사전 정밀 검사가 필수다.
난시 교정 백내장수술의 성패는 각막 곡률 검사, 레이저 안구 계측기 검사, 각막 지형도 검사 등을 통해 환자의 난시축 방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여기에 인공수정체 렌즈의 난시축을 얼마나 정교하게 일치 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백내장 수술 중에서도 난도가 아주 높은 축에 속하기 때문에 풍부한 수술 경험과 첨단 의료 장비를 갖춘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는 편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