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라이어에 ‘감자튀김’ 익힐 때, 너무 바싹 구우면 ‘이 병’ 위험

최지우 기자|2024/12/15 08:01

▲ 아크릴아마이드 섭취량이 많을수록 심장마비, 뇌졸중 등 심각한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지며 이로 인한 사망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토스트, 감자튀김 등은 노릇하고 바삭하게 구워질수록 맛있게 느껴진다. 그런데 맛을 위해 음식을 바삭하게 구워 먹다가 건강에 안 좋은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식품을 고온 조리할 때 발생하는 화학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 섭취량이 많을수록 심장마비, 뇌졸중 등 심각한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지며 이로 인한 사망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크릴아마이드는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발암 추정 물질로 분류한 성분으로 빵, 감자 등 전분이 많은 음식을 굽고 튀기는 등 장시간 고온 조리하면 다량 생성된다.

스페인 마드리드 자치대 연구팀이 아크릴아마이드 노출과 체내 영향을 주제로 한 28개의 논문을 메타 분석했다. 이는 약 10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포함했다. 분석 결과, 아크릴아마이드 노출량이 많은 사람은 향후 10년 동안 심혈관질환 발병 확률이 47~67%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당뇨병 환자를 비롯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의 경우, 아크릴아마이드 섭취량이 높으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84% 증가했다.

아크릴아마이드가 ▲지방 축적 ▲인슐린 감수성 ▲염증 등에 관여하는 단백질(전사인자)인 PPARγ 발현을 증가시키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는 체내 당 대사 과정에 영향을 미쳐 혈당 수치를 높이고 고혈당은 혈관을 손상시킨다. 아크릴아마이드의 대사산물인 글리시다마이드는 산화 손상을 유발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기전이다.

호주 RMIT대 화학 전문가 올리버 존슨은 “토스트 한 조각의 아크릴아마이드 함량은 약 4.8㎍(마이크로그램)이며 이 수치는 토스트를 바싹 구우면 두 배로 상승한다”며 “고온 조리 식품뿐 아니라 초가공식품 등을 통해서도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일상 식단에서 아크릴아마이드 노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식품을 통한 아크릴아마이드 노출을 최소화하려면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식품의 장시간 고열 조리를 피해야 한다. 영국 식품기준청(FSA)은 토스트나 감자를 조리할 때 약간의 황금빛(노란색)이 돌 정도로만 익혀 먹고 식재료를 굽거나 튀기는 방식 대신 삶거나 끓이는 방법을 선택할 것을 권고했다.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고탄수화물 식품 조리에 따른 아크릴아마이드 생성량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있다. 가정에서 직접 조리할 때 이 기준을 참고하는 게 도움이 된다. 빵은 섭씨 180도에서 20분 혹은 190도에서 15분 이내, 감자튀김(500g 기준)은 최대 190도에서 30분 이내로 조리하면 된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Nutrient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