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양’ 콘돔, 질에 빠져 안 나와 병원 가기 쉬워… 이유는?

김예경 기자|2024/10/31 15:28

▲ 돌출형 콘돔을 사용하면 질이 수축해 콘돔이 음경에서 벗겨져 질 안에 남아있을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안전한 성관계를 위해 콘돔 사용은 필수다. 성병 예방, 피임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콘돔이 아닌 돌기형‧나선형 콘돔을 사용하면 콘돔이 음경에서 벗겨져 질 안에 남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 콘돔이 아닌 콘돔 표면에 돌기가 있는 ‘돌기형 콘돔’이나, 콘돔 표면이 나선형으로 돼 있는 ‘나선형 콘돔’을 사용하면 질이 과도하게 자극받는다. 이때 갑작스럽게 질이 수축해 콘돔이 음경에서 벗겨지면서 질 안에 남아있을 수 있다. 실제 돌기형 콘돔을 쓰다가 콘돔이 여성의 질 안에서 빠지지 않아 병원을 찾은 사례도 보고됐다. 지난 2023년 베트남 하노이 불임병원 여성의학 센터에 따르면 한 30대 부부가 성관계 중 돌기형 콘돔을 사용하다가 콘돔이 아내의 질 안에 들어갔다. 부부는 콘돔을 빼기 위해 손, 비누, 러브젤 등을 사용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콘돔이 자궁 경부에 닿을 정도로 깊이 들어가 있었다. 질내 출혈도 발생했다. 의료진은 여성의 질 안에 손을 넣어 안전하게 콘돔을 제거했다. 의료진은 “성관계 중 질 안에 콘돔, 성 보조기구 등 이물질이 들어가 빠지지 않는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며 “이때 직접 꺼내려고 하면 이물질이 오히려 깊게 들어갈 수 있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여성 음부‧질과 관련한 모든 부분을 일컫는 외음질에 이물질이 뜰어가면 급성 감염,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외음질에 48시간 이상 이물질이 들어가 있으면 세균이 증식하고, 심한 국소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성인의 경우 콘돔이나 탐폰이 주원인이다. 어린이의 경우 호기심으로 질에 이물질을 넣으면 이것이 감염을 일으켜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외음질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비릿한 냄새가 나고, 출혈 섞인 질 분비물, 고름 등이 생긴다. 외음질의 이물질은 산부인과 전문의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질 내부와 자궁 경부를 관찰하기 위해 질경검사를 진행한다. 콘돔의 경우 엑스레이상 잘 보이지 않아 엑스레이 촬영은 하지 않는다. 외음질에 들어간 이물질은 빨리 제거하는 것이 핵심이다. 제거 후에는 질 안의 상처나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이물질을 늦게 발견해 대장균, 혐기성 세균에 의한 심한 감염이 발생했을 때는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어린아이는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감염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이물질이 질을 뚫고 상처를 내면 급성 복통이 나타날 수 있다.

콘돔을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콘돔을 선택하기 전 음경의 둘레를 확인해야 한다. 콘돔의 둘레(가로 폭)는 음경보다 살짝 작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사용 중 벗겨질 위험을 줄여 피임 실패의 가능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콘돔 둘레가 음경 둘레의 80~90% 정도면 이상적인 콘돔 크기다. 콘돔의 소재 역시 자신의 특성에 맞게 골라야 한다. 콘돔은 ▲라텍스 ▲폴리아이소프렌 ▲폴리우레탄 이 주요 소재다. 라텍스는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폴리아이소프렌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지 않으나 신축성이 떨어진다. 라텍스의 대안인 폴리우레탄은 마찰이 약해 금방 찢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