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 사로잡혔던 20대 男, 자살 시도까지… SNS가 문제 발단이라는데?

김예경 기자|2024/10/07 16:19

[해외토픽]

▲ 신체이형장애로 인해 폭식, 과도한 운동, 외모적 스트레스로 인해 오는 우울감으로 자살을 시도한 조지 마이콕의 모습/사진=더 선
신체이형장애로 인해 자살을 시도했지만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영국 20대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6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영국 스토크온트렌트의 조지 마이콕(28)은 13살에 럭비 선수로 활동했다. 하지만 경기 중 척추를 다쳤다. 그는 더 이상 선수로서 활동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음식으로 우울감을 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약 30kg이 늘어버린 채로 마이콕은 학교로 복귀했다. 그는 “내가 살찌는 것에 대해 지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살찌기 전과 달리 (사람들이) 나를 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당시 내 몸이 부끄러웠다”고 밝혔다. 따라서 마이콕은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그는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고 달렸다”며 “살을 빼고 나니 많은 칭찬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런 칭찬으로 인해 마이콕은 운동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그는 “15살 때부터 음식을 엄격하게 제한했다”며 “SNS 속 피트니스 선수들이나 모델들을 보며 근육질로 변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마이콕은 2주 동안 학교 기숙사에서 홀로 있으며 폭식했다. 당시 그는 사람들이 볼까 봐 걱정하며 몰래 음식을 배달시켜 먹었다. 그는 “폭식한 뒤 과도하게 운동했고, 폭식할 때마다 부끄러워 방에 틀어박혀 있었다”고 말했다. 사교적이고 사람들 관계에서 인기가 많은 그는 이런 습관을 숨겨야만 했다. 이어 마이콕은 “폭식하면 인생에 대한 패배감이 들고 나에 대한 혐오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완벽한 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마이콕을 ‘폭식, 자괴감과 후회, 과도한 운동’이라는 악순환에 빠지게 했다. 결국 엄청난 심리‧육체적 스트레스를 느낀 마이콕은 2018년 자살을 시도했다. 다행히 당시 마이콕의 여자 친구가 그를 발견해 자살을 막았다.

마이콕과 같이 정상적인 용모를 가진 사람이 자기 외모에 문제가 있단 생각에 사로잡힌 상태를 ‘신체이형장애(BDD)’라고 한다. 외모에 집착하다 보니 사회적 관계를 맺거나 직업 활동을 하는 등, 삶의 다른 분야에서 기능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다. 신체이형장애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다만, 마이콕처럼 SNS속 모델이나 과도하게 변형된 신체 이미지의 영향을 받아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발표된 미국의학협회 논문에 따르면 신체이형장애는 전체 인구의 4%가 겪고 있으며, 모든 성별에서 15세~30세 사이에 가장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NS 속 이미지 혹은 카메라 앱 등으로 인해 보정된 이미지가 신체이형장애를 유발하는 주원인이며 현실과 비현실 간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고, 자신의 신체적 특징을 제거해야 할 결함으로 집착하게 한다고 밝혀졌다.

미국 정신의학회가 발표한 ‘DSM-5의 신체이형장애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다른 사람이 알아볼 수 없거나 아주 작은 외모의 결함을 의식하고 이에 대해 지나친 몰두와 집착을 보이는 경우 ▲ 외모에 대한 걱정으로 반복적 행동(거울 보기, 과도한 치장, 피부 뜯기 등)을 하거나, 자신과 타인의 외모를 습관적으로 비교하는 경우 ▲외모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사회적, 직업적으로 현저한 고통을 받는 경우 ▲외모에 대한 집착이 섭식장애나 기타 정신 질환으로 설명되지는 않는 경우가 있다. 단순히 외모에 관한 관심을 넘어 위와 같은 증상이 있다면 신체 이형 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신체이형장애는 자신이 생각하는 외모의 결함을 감추려고 하거나 타인으로부터 놀림이나 비난받을 것에 대하여 지나치게 우려하는 경향을 보인다. 우울증, 사회 불안 장애, 강박장애, 물질 관련 장애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해질수록 외모에 대한 강박으로 인해 성형중독에 이르기도 한다. 심할 경우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으로 인해 자살을 시도하거나 실제 자살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신체이형장애의 약물치료에는 선택적 세로토닌 억제제(SSRI)가 사용된다. 여기에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해 신체에 대한 왜곡된 인지를 교정해 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만 신체 이형 장애는 환자의 병식이 낮아 치료 탈락률이 높아 현재 상태에서 적절한 목표를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