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조리 굴려볼 필요 없이 ‘맛있는’ 수박 고르는 확실한 방법

이슬비 기자 |2024/08/10 16:00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박은 한 계절을 대표하는 과일인 만큼, 따라오는 속설도 많다. 맛있는 수박을 고르기 위해 통통 두드려봐야 한다는 고전적인 방법부터 시작해서 수박 줄무늬, 꼭지, 배꼽을 봐야 한다는 등 새로운 판별법도 있다. 이 모든 판별법보다 정확한 방법이 있다. 당 농도를 측정해서 수치화한 '브릭스' 표시를 확인하는 게 맛있는 수박을 고르는 가장 신빙성 있는 방법이다. 그럼, 지금까지 나온 속설들은 모두 거짓말일까? 충북농업기술원 수박연구소 윤건식 팀장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수박 배꼽이 작을수록 맛있다?=맛은 큰 차이 없으나, 과실은 수박 배꼽이 작을수록 실할 가능성이 크다. 배꼽은 수박 꼭지 반대편에 있는 동그란 모양을 말한다. 이 속설을 얘기할 때 배꼽이 크면 수분이 빠져나가서, 수박꽃이 크게 자라 영양을 뺏어서 등으로 설명하는데, 이는 다 사실이 아니다. 꽃이 피었다가 수정되면서 수박이 커지는데, 이때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거나 비료가 너무 많았을 때 기형적으로 자라며 배꼽이 커진다.

▶'통통' 소리가 날수록 맛있다?=두드려 봐도 당도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탄력감이 느껴지면 품질이 좋을 가능성이 크다. 먹먹한 소리가 나면 수박이 과도하게 적색으로 무른 피수박일 수 있다. 피수박은 수박이 이파리에 가려지지 않고 뜨거운 햇빛에 그대로 노출돼, 과육이 발효되면서 알코올 성분이 만들어진 것이다. 세포벽이 물러지면서 맛이 변하고 잘 못 먹으면 배가 아플 수도 있다.

▶표면에 하얀 가루가 있어야 맛있다?=아니다. 하얀 가루를 과육에 당이 너무 많아 표면까지 밀려 나온 당밀 현상이라고 설명하는 블로그, 커뮤니티 게시물이 매우 많다. 문헌을 통해 당도와 관련이 없고, 규소 성분인 경우가 많았다고 확인됐다.

▶울퉁불퉁한 수박이 맛있다?=수확 기간이 지나서 수확하면 표면이 울퉁불퉁해진다. 수확 전 수분을 빼는 기간을 갖는데, 늦게 수확할수록 물 빼는 시기가 길어져 당도가 조금 더 올라갔을 수는 있다. 품종 간 차이일 수도 있다. 이땐 맛과 상관이 없다. 마찬가지로 줄무늬가 진하고 개수가 많을수록 맛있다는 말이 있는데, 이 또한 품종 차이다. 줄무늬로 맛을 구분할 순 없다.

▶꼭지가 들어간 게 더 맛있다?=꼭지가 들어간 게 정상적인 수박의 형태다. 튀어나온 건 기형과로, 품질이 떨어질 순 있다. 형태학적 차이로 당도를 판별하긴 어렵다. 다만 꼭지로 신선도를 구분할 순 있는데, 마른 건 수확한 지 오래됐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