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두 예방접종 했더니 대상포진 걸렸다고?

신은진 기자 |2023/06/26 19:00

▲ 수두 예방백신 접종 후 대상포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발생하더라도 경증으로 진행되기 때무에 위중한 상황이 발생할 위험은 매우 낮다. /게티이미지뱅크
수두와 대상포진은 연관성이 깊다. 수두(varicella)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VZV)에 의한 일차 감염으로 전염력이 매우 강한 급성 감염질환이고, 대상포진(herpes zoster)은 일차 감염 이후 감각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어 발생한다. 둘의 연관성도 19세기 말 수두에 대한 면역력이 없는 소아들이 대상포진 환자와 접촉한 후 수두에 걸리는 게 관찰되면서 밝혀졌다. 그렇다면 수두 예방접종 후 대상포진에 걸릴 수 있을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질병관리청의 최신 '예방접종의 실시기준과 방법'에 따르면, 수두와 대상포진은 같은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기 때문에 수두 예방접종으로 인해 대상포진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수두 백신을 접종한 다음 수두에 걸릴 확률보다 드물다. 수두 백신을 접종한 후 3주 이내에 수두와 비슷한 발진(평균 5개)이 발생하는 경우는 접종자의 4~6% 수준이다. 이는 심한 수두에 걸리는 것보다 안전하다.

만일 수두 백신 접종 후 대상포진이 발생했더라도 가볍게 앓게 된다. 위중한 합병증은 생기지 않는다.

보통 대상포진은 수두에 걸렸던 사람의 약 30%에서 발생한다. 대상포진 발병자는 대부분 만 50세 이상이며 나이가 많을수록 빈도는 증가한다. 이때는 흉부와 허리 편측으로 소양성 수포가 나타나며 대상포진후신경통이 발생한다. 수두를 앓은 소아에서 대상포진이 발생하는 빈도는 성인보다 매우 낮고, 대상포진 후 통증도 거의 없다.

한편, 수두는 발열, 권태감, 발진, 200~500여 개의 가려움을 동반한 수포 등이 특징인 질환으로 보통 5~10일간 증상이 지속된다. 주로 1~9세 학령기 소아에서 발생한다. 매년 전 세계에서 약 6000만 명의 수두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 90%는 소아 연령층이다.

수두는 감염 후 대부분 자연 치유된다. 건강한 소아의 경우, 안정을 취하고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 주면,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만일 고열이 동반된다면 해열제를 사용하면 된다. 이때 해열제는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을 사용해야 한다. 아스피린은 구토, 환각, 혼수, 경련 등을 동반하는 라이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사용해선 안 된다.

수두 예방접종은 수두에 대한 면역이 없는 생후 12~15개월 소아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만 1세 생일이 되기 전에 접종한 경우는 접종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 수두 면역이 없고, 정기접종 시기(생후 12~15개월)에 접종을 하지 못한 소아는 만 13세 미만일 경우 1회 접종, 만 13세 이상은 4~8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면 된다. 수두 백신은 수두로 인한 중증 합병증 등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국내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등도 이상 수두 발생에 대한 수두 백신 1회 접종의 효과는 62.7%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