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시간대마다 담배를 피우거나 흡연량이 많을수록 금연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 연구팀은 2015년 3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서울시내 2개 종합병원 금연클리닉에서 금연상담·약물치료를 받은 흡연자 1395명의 의무기록 자료를 바탕으로 금연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프로그램 시작 전 참가자들의 임상적 특징과 종료 후 금연 성공률을 종합적으로 살펴봤으며, ‘12주 동안 진행된 금연프로그램이 종료된 후 완전히 금연했다고 응답한 대상자’를 금연에 성공한 것으로, ‘방문 일정을 지키지 않고 중도에 포기했거나 프로그램 종료일에 금연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대상자’를 금연에 실패한 것으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 프로그램 종료 후 전체 참가자 중 39.6%(553명)가 금연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상 후 1시간 이내에 담배를 피운다고 응답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금연 성공률이 42%가량 낮았다. 또한 하루 1.5갑 이상 담배를 피우는 경우에도 0.5갑 이하인 대상자보다 금연 성공률이 43% 낮았으며, 니코틴 의존도를 나타내는 ‘FTND(Fagerström Test for Nicotine Dependence)’ 점수가 높은 대상자의 금연 성공률은 점수가 낮은 그룹보다 37%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고혈압·심혈관질환 등을 앓고 있는 대상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금연 성공률이 각각 1.4배, 1.68배 높았다.
금연 성공률은 금연 프로그램 지속 여부에 따라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프로그램에 8주 이상 참여한 대상자는 8주 미만으로 교육받은 대상자보다 7배 이상 높은 금연 성공률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여러 요인 중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금연 프로그램을 성실히 참여하는 ‘순응도’가 금연 성공에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판단했다. 오범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흡연자의 금연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들을 분석했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중독성 강한 담배의 특성상 본인 의지만으로는 금연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가까운 보건의료기관에서 시행 중인 금연 프로그램에 참가해 꾸준히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담배 유발 질병(Tobacco Induced Diseases)’에 지난 2월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