캅사이신에 위염 예방 효과 있어도 매운 음식은 위 건강 위협
고추 특유의 매운맛은 캅사이신 성분에서 나온다. 매운 음식은 위 건강에 해로워 캅사이신 역시 위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성분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캅사이신이 비만, 고혈압은 물론 위염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얘기가 있다. 캅사이신은 정말 위를 위협하지 않는 성분일까?
◇위염 억제 성분 자극하는 캅사이신
캅사이신이 위염에 효과가 있다는 얘기는 헛소문이 아니다. 농촌진흥청,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서영준 교수 등의 연구를 따르면, 캅사이신은 항암, 위염 예방 효과가 있다. 기존 연구를 보면, 캅사이신은 암 생성에서부터 진행, 전이, 차단하는 모든 단계에서 효과가 있어 다단계 발암 과정에 모두 작동할 수 있다.
특히 캅사이신을 섭취하면 그 자극으로 지각 신경의 말단에서 다량 방출되는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란 물질은 위염 예방 효과가 있다. CGRP가 혈관 벽 세포에 작용하면, 위염을 억제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란 물질 생성량이 늘어난다. 프로스타글란딘의 활발한 생성은 위염을 억제하며, 위궤양이나 위암까지도 예방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역학조사에서도 고추를 많이 먹는 습관이 있는 말레이시아인과 인도인보다 중국인의 위궤양 발병률이 3배 더 높았다.
농진청 채소과 양은영 연구사는 "연구결과마다 차이는 있으나 캅사이신의 항암, 위염 예방 효과는 연구를 통해 확인된다"고 말했다. 그는 "캅사이신의 유효 성분을 활용한 약제도 출시돼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캅사이신 효과는 별개… 매운 음식은 위 건강 위협
그렇다면 캅사이신이 들어 있는 매운 음식은 많이 먹어도 위 건강을 해치지 않는 걸까? 전문가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한다.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박재용 교수는 "매운맛을 내는 캅사이신은 위산 억제 효과, 점액 분비 효과 및 염증 신호전달 물질의 억제 등을 통해 위 점막 세포 염증을 줄여 위염으로부터 보호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캅사이신 자체는 위염에 이로운 효과를 나타낼 수 있으나, 매운 음식은 다른 얘기”라며 "매운 음식은 대부분 짠맛이 강한데, 염분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위·식도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러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실제 일부 소화불량 환자나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가 매운 음식을 먹으면 복통, 설사 등 위장관 증상을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은영 연구사도 캅사이신의 위염 예방 효과 근거가 있는 것은 맞지만, 과량 섭취는 위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전했다. 양은영 연구사는 "캅사이신의 항암, 항염예방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된 내용이나 당연히 많이 섭취하면 좋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