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심하다면 '이 색' 불빛 보세요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2021/06/17 18:35

▲ 녹색 빛을 쬐는 게 편두통의 빈도와 통증 강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녹색 빛을 쬐는 게 편두통의 빈도와 통증 강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 애리조나 의대 연구팀은 만성 편두통을 앓고 있는 환자 22명과 간헐적 편두통을 앓고 있는 환자 7명을 대상으로 녹색의 편두통 완화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첫 10주 동안 집의 어두운 방에서 매일 1~2시간씩 흰색 LED 조명을 쬐도록 했다. 이후 2주 간격을 둔 뒤, 다음 10주간 녹색 LED 조명을 마찬가지로 매일 1~2시간씩 쬐도록 했다. 빛의 세기는 동일하게 맞췄고, 실험 참가자는 실험하는 동안 흰색과 녹색 외의 빛은 보지 않았다. 이후 연구팀은 실험참가자에게 편두통의 빈도와 세기에 관한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했다.

그 결과, 녹색 LED는 편두통의 빈도와 통증 강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만성 편두통을 앓던 7명은 편두통을 앓는 일수가 매달 평균 22.3일에서 9.4일로 줄었다고 답했다. 간헐적으로 편두통을 앓던 22명도 평균 7.9일에서 2.4일로 줄었다고 밝혔다. 두통 강도도 줄었다. 통증이 가장 심할 때를 10, 없을 때를 0으로 점수를 매기도록 했을 때, 실험 참가자들은 평균 8점의 두통을 앓고 있었지만, 녹색을 쬔 후엔 평균 3.2점으로 낮아졌다고 답했다.

다른 색과 녹색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도 있다. 미국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 마취과 라미 부르스타인 박사는 청색, 녹색, 황색, 적색 빛을 편두통 발작이 일어난 환자들에게 노출시켰다. 그 결과, 청색, 황색, 적색의 밝은 빛에 노출됐을 땐 환자의 80%가 편두통이 더 심해졌다고 호소했다. 빛의 세기는 사무실 조명 정도였다. 반면, 녹색 빛에서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두통이 20% 완화됐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초록색이 편두통 완화에 도움 되는 이유를 찾기 위해 여러 색의 빛을 쪼인 뒤 눈의 망막과 대뇌피질에 나타나는 전기신호의 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녹색 빛에 노출됐을 때 전기신호가 가장 약했다.

부르스타인 박사는 “녹색 빛은 환자의 뇌와 눈에 가장 작은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편두통 환자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라며 “파란색, 빨간색 등의 불빛은 뇌와 눈에 큰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환자들이 불안함, 분노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증폭되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