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에 구멍 뚫리는 병… '척수공동증'을 아시나요?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2021/04/07 08:00

▲ 척수공동증이 생기면 신경 기능 이상으로 마비 등 증상이 나타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척추 내에 위치한 척수 신경에 '구멍'이 생기는 병이 있다. 정확히는 척수 안에 물이 찬 '공동(공간)'이 생기는 질환이다. 국내에서도 해마다 1000명 이상의 환자가 이 병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환자 수는 매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만약 치료하지 않을 경우 10년 생존율은 약 50%, 절반은 사망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척수공동증은 여러 원인에 의해 뇌척수액의 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고이게 되고, 이것이 척수에 빈 공간을 만들어 생기는 질환이다. 선천적 기형뿐 아니라 외상, 뇌수막염, 지주막염, 뇌출혈, 뇌종양 등의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다. 척수공동증이 심해져 빈 공간이 뇌간까지 확장된 형태를 '연수공동증'이라고 한다. 공동이 뇌까지 확장하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척수공동증은 주로 25~40세에 많이 발생한다. 증상은 공동이 생긴 부위와 범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통증, 이상 감각, 감각 소실 등이 나타나는데 가장 많이 증상을 호소하는 부위는 손이다. 자율신경계까지 침범하면 체온 이상, 땀 흘림 이상, 배변·배뇨 장애, 성 기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연수공동증으로 이어지면 혀의 마비, 연하 곤란, 구음장애, 안면 마비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치료는 더는 빈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이를 위한 유일한 치료법은 현재로선 수술뿐이다. 공동을 형성하는 원인에 맞춰 압력을 감소시키거나 공동 내의 액체를 빼내는 방식이 이용된다. 수술 외에도 신경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신경 재활 치료를 이뤄지기도 한다. 만약 증상이 없거나 진행속도가 빠르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면 치료를 서두르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