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하는 역류성 식도염의 새로운 치료법 '스트레타 치료'

고원진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2020/12/28 14:57

▲ 고원진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사진=인하대병원 제공
직장인 심모(40)씨는 약을 먹어도 반복되는 가슴 쓰림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그동안 같은 증상으로 여러 병원에 다니며 약을 먹어봤지만, 약을 먹을 때만 증상이 호전되었다가 약을 끊으면 증상이 재발했다. 가끔은 약을 먹어도 증상이 심해서 위내시경도 여러 번 받았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역류성 식도염의 최신 치료법인 고주파 치료(Stretta: 스트레타)를 받고 증상이 호전되어 약물 복용을 중단할 수 있었다.

가슴이 답답하고 쓰린 역류성 식도염

역류성 식도염은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식도는 입으로 먹은 음식을 위로 전달하는, 우리 몸의 가슴 부위에 있는 길이 30cm 정도의 통로이다. 식도를 통해 위로 들어간 음식물은 강한 위산에 의해 소화되는데, 이 과정에서 위산이 식도로 넘어오지 않도록 하부식도괄약근이 위와 식도 사이를 조여주게 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이 근육의 힘이 약해지면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여 가슴 쓰림을 유발하게 되는데 이것이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과 증상이다.

역류성 식도염은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에게서 매우 흔하게 발병하는 질병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증상으로 진단하고 'PPI'라는 위산 분비 억제제를 처방한다. 그러나 약물은 역류된 위산으로 인한 가슴 쓰림만 완화시켜 줄 뿐이고, 실제로 위산이 넘어오는 것 자체를 막아주지는 못한다. 몸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산을 일부러 억제하는 것이 결코 좋은 해결책이 되지는 않는다. 또 증상이 호전돼 약물을 끊으면 재발할 수 있고, 폐렴과 빈혈 등의 부작용 가능성도 존재한다.

최근에는 약물 복용에도 가슴 쓰림이 지속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위산 역류를 막아주는 수술을 했을 때 환자의 증상이 완화되고 삶의 질이 향상된다는 연구가 권위 있는 임상 학술지(n engl j med 381;16 nejm.org October 17, 2019)에 게재된 바 있다. 이 연구는 위산 억제제의 만성적 사용으로 인한 여러 가지 의학적·사회적 문제들을 돌아봄과 동시에 만성·난치성 역류성 식도염 환자에게 새로운 시각의 치료법을 도입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역류성 식도염의 최신 치료법, ‘스트레타’ 치료

스트레타는 세계 유일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용 의료기기다. 외과 수술 외에 최소 침습 치료로는 유일하게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기도 했다. 스트레타 치료는 위내시경을 시행하는 내시경실에서 고주파를 전달하는 장치로 약해진 하부식도괄약근에 자극을 줌으로써 근육의 재생을 도와 위산의 역류를 막는 치료이다.

스트레타 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외과적 수술과 달리 몸에 흉터가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입을 통해 내시경을 넣은 후 낮은 주파수의 전기 에너지를 공급해 느슨해진 하부식도괄약근의 수축력을 강화시켜 증상을 호전시키기 때문이다.

스트레타 치료는 미국에서 20여 년 전부터 사용되어 장기적인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됐다. 약물로는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외과적 수술을 받기는 두려운 환자들에게 있어 위산의 역류를 막아주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스트레타 치료를 받은 환자는 몇 시간의 회복 시간만을 거치고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하다. 또 환자의 나이가 젊을수록 장기간 약물 복용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데, 이런 점에서 스트레타 시술이 비용 면에서 더 효과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인해 먹는 즐거움을 잃는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매일 가슴 쓰림으로 고생하는 환자분들에게 스트레타 시술로 편안한 식사를 하실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