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35)씨는 사람들과 어울려 놀고 싶지만, 막상 그런 자리가 생기면 나가기 망설여진다. 낯선 사람과 눈을 마주치는 게 어려워서다. 박씨는 낯선 사람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식은땀이 흘렀으며, 그 자리를 급히 떠나고 싶어진다.
박씨가 겪는 증상은 사회공포증 중 하나인 '시선(視線) 공포증'이다. 환자가 많지 않지만 시선 공포증으로 치료를 받는 경우가 실제로 있다. 아주 익숙하고 편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남과 시선을 마주하면 공포를 느끼는 특징이 있다.
한두 명 정도 눈을 오래 마주치기 어려운 사람이 있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낯선 사람 전부와 눈을 마주치기 어려우면 시선 공포증일 확률이 높다. 단순히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이로 인한 고통으로 일상생활이 어렵고 외출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시선 공포증을 치료하려면 인지행동치료, 노출치료를 장기적으로 받는 게 도움이 된다. 사회공포증은 대부분 어릴 때 창피했거나 모욕을 당한 경험이 이미지로 내면화되고, 이후 주변 인물에 투영되면서 모두가 자신을 비웃거나 비판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에 사로잡혀 발생한다. 이런 인식을 바로잡고, 실제 유사한 상황을 만들어 극복하게 하는 치료를 한다. 점점 그 강도를 높이고 낯선 사람과 시선을 마주치는 연습을 반복하는 게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