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에서 흔한 자가면역질환
웹디자이너 최모(39)씨는 최근 손가락 마디가 뻣뻣하고 저릿한 통증을 자주 느꼈다. 직업상 손을 자주 사용해 그저 직업병이려니 생각했지만, 갈수록 통증이 악화되고 손가락뿐 아닌 손목 관절까지 부어올랐다. 뒤늦게 병원을 찾은 최씨는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류마티스 관절염, 나이 불문하고 발생
관절염은 고령층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아닌 '면역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외부로부터 몸을 지켜야 하는 체내 면역계가 자기 인체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다. 유전적인 원인,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과 관련 있다고 추정된다. 고대구로병원 류마티스내과 김재훈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연령을 불문하고 발병해 나이가 젊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진료를 받은 국내 환자 24만3000명 중, 남성은 약 6만명, 여성은 약 18만명이었다. 여성의 경우 연령별로 30대 1만2102명, 40대 2만9533명, 50대 5만4823명에 달했다. 김 교수는 "폐경 초기 발병률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기상 후 30분 이상 손마디 뻣뻣하면 의심
류마티스 관절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크게 4가지 ▲조조강직 ▲전구증상 ▲관절증상 ▲관절외 증상으로 나뉜다. 조조강직은 류마티스 관절염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으로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가락 또는 발가락 등의 부위에서 뻣뻣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증상이 30분에서 1시간 정도 지속된다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하고 감별해야 한다. 더불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약 3분의 2는 전신 쇠약감, 피로감과 식욕 부진 등의 전구 증상을 겪는다. 관절 증상은 손가락과 같은 작은 관절에서 주로 발견되는데, 아픈 관절 주위가 많이 붓고 만지면 통증과 열감이 느껴지며, 손바닥에 홍반이 생기기도 한다. 염증이 관절 외에도 폐, 심장, 혈관 등 주요 장기를 침범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김재훈 교수는 “사람마다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은 다를 수 있다”며 “조조강직 외의 전신 무력감, 피로, 식욕 부진 등의 전구 증상은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 때문일 수 있어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아프다고 움직이지 않으면 증상 악화
류마티스 관절염은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조기에 진단해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보존하는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초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심한 통증과 함께 관절이 붓고, 굳어지며, 심지어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검사 방법으로는 혈액검사, 간 기능 검사, 신장 기능 검사 및 류마티스 인자 검사 등이 있다.
검사 결과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진단이 내려지면 약물 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필수다.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문의 지도 아래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김재훈 교수는 "통증이 있을 때는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요즘같이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는 때에는 특히 활동량을 줄이는 사람이 많은데 잘못된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날씨가 추워지면 전반적으로 관절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지만, 증상 및 통증 완화를 위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의 움직임을 유연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단, 관절에 무리를 주는 과격한 운동은 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