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서 샌들 신어도 발 베임 위험… 다이빙 전에는 수심 확인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2019/08/16 18:00

해수욕장 안전가이드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해수욕장에서 다양한 안전사고가 발생해 주의하고, 그에 따른 대처법을 알아두는 게 도움이 된다.

▲ 바다에서는 타박상, 발 베임이 흔해 주의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타박상, 유리·조개에 발 베임 가장 흔해

해수욕장에 놀러 갔다가 응급실을 찾게 되는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다.

▷타박상=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센터장은 “타박상으로 응급실을 찾는 사람이 가장 많다”며 “머리, 가슴 타박상이 특히 문제”라고 말했다. 뇌출혈, 폐 손상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머리 타박상 후 극심한 통증이 가라앉지 않고 심해지며 속이 메스꺼운 증상이 동반되거나, 가슴 타박상 후 숨이 차거나 호흡 곤란 증상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는다. 가벼운 타박상에는 얼음찜질이 좋다. 사람이 많을 때 바다에 들어가지 않고, 1인용 튜브에 여러 명이 탑승하거나, 술 마시고 바다에 들어가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

▷발 베임=유리 조각, 조개 껍데기, 성게 가시 등에 발이 베여 응급실을 찾는 사람도 많다. 박억숭 센터장은 “유리 조각에 발가락 힘줄이 끊어지거나, 낚싯바늘에 찔려 수술받은 환자도 있다”며 “슬리퍼나 샌들을 신고도 발이 베여 오기 때문에 바다 안팎에서 맨발은 당연히 피하고 아쿠아슈즈같이 발가락까지 덮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고 말했다. 발이 베여 피가 나면 바닷물 대신 수돗물로 상처 부위를 세척해 균을 씻어내고, 거즈 등으로 눌러 지혈한 후 병원을 찾는다.

▷물에 빠짐=물에 빠졌다가 호흡곤란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흔하다. 특히 음주 수영 후 물에 빠지는 사람이 많다. 강릉아산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강희동 센터장은 “음주 수영으로 물에 빠지면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매년 빠짐없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물 빠짐 사고는 사망 비율이 16.9%로 높은 편이다(질병관리본부). 강 센터장은 “음주 수영은 금물이고, 구명조끼를 반드시 입어야 한다”며 “튜브도 뒤집힐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파리 쏘임=국내 해파리 등 독성 바다 동물과의 접촉으로 인한 사고의 73.9%가 7~8월에 발생한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해파리에 쏘이면 주사 맞는 것처럼 따끔하다. 초기에는 빨갛게 붓고 두드러기 증상이 나타나며 심하면 근육마비, 호흡곤란이 온다. 해파리 쏘임이 의심되면 바닷물로 세척하고, 촉수가 박혔으면 플라스틱 카드로 긁어 빼낸다. 처치 후에도 통증이 심하고 두드러기가 지속되면 병원을 찾는다.

▷서프보드와 충돌=다른 서퍼의 보드에 부딪히거나 자기 보드에 부딪히는 사고가 늘고 있다. 서프보드에 발이 묶여 있기 때문에 파도에 뒤집어지면서 보드에 얼굴을 부딪혀 찢어지거나 코뼈가 부러지기 쉽다. 서퍼가 많을 때는 서핑을 하지 않는 게 안전하다.

▷햇빛 화상=햇빛 화상은 동남아 등 햇빛 강한 휴양지 해수욕장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 피부 표피 밑 진피까지 손상되는 ‘2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 해운대백병원 응급의학과 박하영 교수는 “햇빛 화상은 방심하기 쉬운 등, 어깨에 잘 생긴다”며 “이 부위 선크림을 충분히 바르고 웬만하면 몸을 다 가리는 래시가드를 입는 게 좋다”고 말했다. 증상이 의심될 때는 얼음찜질을 한다.

수심을 모르는 곳에서의 다이빙, 폭죽놀이도 주의해야 한다. 강 센터장은 “수심이 얕은 줄 모르고 다이빙해 머리가 바닥에 부딪히며 목이 꺾여 마비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폭죽 불꽃이 눈에 들어가거나, 입술, 손 등에 닿아 화상 입는 경우고 늘고 있다.

◇간 질환자, 상처 있으면 입수 피해야

바닷물을 많이 먹는 경우 물이 식도가 아닌 기도로 들어갈 수 있다. 박억숭 센터장은 “사래 들린 느낌으로 기침이 지속되고 열까지 나면 병원을 반드시 찾아 엑스레이 검사를 해봐야 한다”며 “바닷물이 기도를 통해 기관지, 폐로 넘어가며 폐렴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폐가 약한 노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 등은 증상이 쉽게 악화돼 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 질환자는 상처가 있을 때 입수하지 않는 게 좋다. 상처를 통해 바닷물 속 비브리오균에 감염돼 비브리오패혈증이 생길 수 있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전신 염증을 유발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병이다. 간 기능이 떨어지면 체내 균이 쉽게 증식한다.

한편 식사 후 30분 이내에는 물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위에 음식물이 가득 찬 상태에서는 폐가 충분히 팽창되지 못해 호흡이 어려워 물 빠짐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수영 중 복압이 올라가면서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 기도로 들어가 폐렴이 생길 위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