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철 교수의 생활 속 응급상황 대처법] [9·끝]
꽃이 많이 피는 봄과 여름이면 응급실에는 매일 한두 명 이상 벌에 쏘인 사람들이 찾아온다. 대부분 나들이를 나갔다가 벌에 쏘여서 온 사람들이다. 만약 벌에 쏘였다면 우선 보이는 침을 카드나 종이로 살살 긁어서 제거하자. 힘들다면 핀셋을 이용해 제거해도 된다.
벌침을 제거한 다음에는 비누로 쏘인 부위를 닦고 흐르는 물로 헹군다. 그 다음에는 얼음주머니로 찜질을 해야 한다. 얼음찜질은 부기를 가라앉혀 주는 것과 동시에 벌독이 빠르게 퍼지는 것을 방지한다. 부기가 있을 때는 벌에 쏘인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 유지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벌쏘임으로 인한 통증이나 가려움증이 있다면 항히스타민제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약국에서 구입해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이러한 처치만 하면 3~4일 내에 대부분 증상이 소실된다. 하지만 구강 안, 특히 목 안쪽을 쏘였다면 부종이 기도를 막을 수 있고, 안구에 쏘인 경우에는 백내장, 녹내장 등의 2차적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빨리 병원을 가야 한다.
벌에 쏘인 뒤 온몸이 가렵거나 목 안이 붓거나,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면 전신 알레르기 반응일 수 있으므로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벌에 쏘여 전신 반응을 경험한 사람은 다시 벌에 쏘였을 때 더 심한 반응이 올 수 있으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