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포커스] 수인성 전염병
병원성 미생물이나 오염된 물에 의해 병이 전염되는 수인성 전염병이 줄어들면서, 소아의 설사 발생도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이나 선진국의 일부 영유아들에게 설사는 여전히 위험한 질환이다. 보통 바이러스에 감염돼 위장에 염증이 생기고 소장 세포가 손상되면서 설사가 발생하는데, 로타바이러스·노로바이러스·아데노바이러스·아스트로바이러스가 대표적인 원인 바이러스이다.
최근 몇몇 산부인과에서 신생아가 로타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돼 문제가 됐다.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소장의 융털이 손상돼 수분이나 전해질이 잘 흡수되지 않는 게 문제다. 영유아가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구토나 발열 증상과 함께 물 설사를 보기 시작한다. 생후 3~24개월의 아이들에게서 증상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고, 2세 이후에도 감염되기는 하지만 보통 4~5세가 되면 항체가 형성돼 감염이 줄어든다. 증상은 4~6일 정도 지속한다.
노로바이러스의 경우, 어린이뿐 아니라 모든 연령층에서 감염돼 설사를 겪을 수 있다. 1~4일의 잠복기를 거쳐 설사, 구토, 오심, 복통이 나타난다. 보통 3~6일 정도 지속하다 호전된다. 노로바이러스는 전염이 잘 되기 때문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꼭 바이러스가 아니더라도 음식 알레르기로 인해 설사를 하거나, 과당·단당류를 많이 섭취해도 설사를 할 수 있다.
설사가 위험한 것은 탈수 때문이다. 따라서 설사를 하면 물을 많이 마시게 해야 한다. 영양을 제대로 섭취하는 것도 기본이다. 다만 돌이 지나서 밥을 잘 먹는 아기라면 분유·우유를 굳이 보충하지 않아도 된다. 설사가 심할 때는 일시적으로 유당불내증이 생길 수 있는데, 우유 같은 유제품을 섭취하면 소화가 잘 안 돼서 힘들어질 수 있어 3~7일은 분유·우유를 먹이지 않는 게 좋다.
만약 입이 말라 있거나, 울 때 눈물이 나오지 않거나, 8시간 이상 소변이 나오지 않거나, 대천문과 눈이 움푹 들어가 있거나, 아기가 지쳐서 자꾸 잠을 자려고 하거나, 설사를 8시간 동안 8회 이상 했거나, 물 설사를 하면서 구토를 3회 이상 했다면 2차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즉시 응급실에 가야 한다. 설사에 점액·고름이 있거나, 38도 이상의 열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설사가 2주 이상 안 멈추면 소아청소년과를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