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포커스] 염증성 장질환
염증성 장질환이 최근 18세 이하 소아· 청소년에게 많이 나타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전체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약 15%가 18세 이하였다. 크론병의 경우 약 25%의 환자가 소아·청소년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인데 소아·청소년에서는 잦은 복통과 설사가 특징이다. 문제는 소아·청소년이 염증성 장질환에 걸리면 성장 발달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설사나 복통 증상이 아닌 더딘 성장이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염증성 장질환이 있을 경우 식욕이 없는 경우가 많고, 음식을 먹고 난 후에 복통·구역감·설사가 나타나거나 심해지다보니 음식 먹는 걸 꺼리기 때문이다. 또한 잦은 설사로 인해 영양소가 변을 통해 빠져나가고 장(腸)내 염증으로 영양 흡수가 잘 되지 않아 영양 상태가 나빠지기 쉽다. 더욱이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성분 역시 성장 호르몬과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를 억제해 성장을 저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소아·청소년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게는 약물로 증상을 완화시켜 빠르게 관해기(장기간 질병이 발생하지 않는 시기)를 유도하는 것이 원활한 성장 발달은 물론이고, 청소년기 질환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염증성 장질환을 유발하는데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종양괴사인자(TNF)의 활동을 차단하는 항TNF제제 등 생물학적 제제가 치료에 도입돼 스테로이드 치료를 대신할 효과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중등도 이상의 소아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진단 초기부터 항TNF제제를 투여해 적극적으로 치료한 환자군에서 관해를 유지하는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으며, 재발률도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단, 항TNF제제를 투여할 때는 혈중 약물 농도를 측정해 약물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혈중 약물 모니터링(TDM)을 병행해야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개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 따라서 치료를 받는 병원이 이러한 기술과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염증성 장질환은 난치성 질환이지만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면 성장 장애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장 협착과 같은 합병증 발생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아이들이 체중이 감소하면서 이유 없는 복통과 만성 설사 등의 증상을 호소할 경우 간과하지 말고 소아청소년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