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익은 김치는 혈압 낮춰줘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2013/11/18 09:00


같은 양의 나트륨이라도 잘 익은 김치를 통해 먹으면 오히려 혈압 상승이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의 주된 원인은 나트륨이고 한국인은 김치를 통해 나트륨을 가장 많이 섭취하므로 많은 김치 섭취가 고혈압의 주된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 조선일보DB

세계김치연구소 김현주 박사 연구팀은 저염 배추김치(염도 1.5~2.0%)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소금함량을 가진 배추김치 (염도 2.57%)를 염 민감성 쥐(Dahl salt-sensitive rats)에게 먹이고 혈압 및 신장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사료에 2.57%의 소금(NaCl)을 섞어서 섭취시킨 그룹에 비해, 같은 양의 소금을 적숙기로 발효된 김치의 형태로 섭취시킨 그룹에서 혈압 상승이 12% 완화됐다. 신장 기능 장애의 주요한 마커인 단백뇨 역시 유의적으로 52% 낮게 나타났다. 발효 김치를 통해 나트륨을 섭취하면 고혈압 및 신병증의 발생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나트륨을 단순히 섭취하기 보다는 칼륨이 많은 배추 등 채소를 소금으로 절여 만들어진 김치를 적절히 발효시켜 먹으면, 김치의 여러 가지 기능성 성분(항산화 물질, 식이섬유소, 유산균 등)과 칼륨 섭취가 이뤄지면서 항고혈압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혈압은 일반적으로 크게 두 가지로 알려져 있는데, 원인 질환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를 본태성(일차성) 고혈압이라고 하며, 원인 질환이 밝혀져 있는 경우를 이차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현재 전체 고혈압 환자의 약 95%는 본태성 고혈압으로 알려져 있다.

본태성 고혈압환자 중에는 소금섭취량에 따라 혈압이 민감하게 변동하는 '염 민감성'과 혈압변동이 거의 없는 '염 저항성'으로 나뉘며, 고혈압 환자의 약 50% 정도가 염 민감성 고혈압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