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치료제 '자미올'
평소 머리에 비듬이 있는 걸로 생각했던 대학생 최모(25)씨는 이번 여름 감기를 앓고 난 뒤 귀와 목 주변에 빨간 반점이 여러 개 생겼다. 만지면 딱딱하면서 약간 솟아 있고 긁으면 각질도 일어났다. 병원을 찾은 최씨는 건선 진단을 받았다. 비듬인 줄 알았던 두피 각질이 실은 건선 때문에 생긴 것이다.
◇치료받지 않는 환자가 대부분
건선은 면역 세포의 과도한 활동으로 면역물질 분비가 늘어 피부 세포를 과도하게 증식시키는 '면역 질환'이다.
정확한 국내 통계는 없지만, 의료계는 50만~100만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반면, 지난해 병원에서 건선 치료를 받은 환자는 16만명에 불과하다.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윤재일 박사는 "완치되는 병이 아니어서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많다"며 "재발을 막고 증상을 가벼운 상태로 만드는 것이 건선 치료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바르는 약만으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데 방치하다 증상이 심해져 자외선 치료까지 받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방치하면 관절염·당뇨병 유발
건선을 방치하면 다른 질병까지 일으킨다. 건선 환자가 건강한 사람보다 당뇨병, 위궤양, 신장질환, 심장마비, 말초혈관질환 등의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또 건선이 발병하고 10년이 지나면 관절염으로, 20년이 지나면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같은 대사성 질환이 이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건선은 완치되는 병은 아니지만, 치료를 잘 받으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건선을 '휴화산'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다. 건선이 생기면 바르는 약→자외선 치료→면역 억제제→생물학적제제 순서로 치료하는데, 바르는 약만 써서 관리할 수 있는 경증 수준에서 병을 머무르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미올 8주 쓰면 70%는 증상 개선
바르는 약 중 레오파마의 '자미올'은 비타민D를 만드는 칼시포트리올과 스테로이드 성분인 베타메타손을 혼합한 겔 타입의 약이다. 하루 한 번 약을 면봉에 찍어 환부에 문지르듯이 바르면 된다. 임상시험 결과, 초기 환자의 50%는 약을 바르기 시작한 지 2주 만에 증상이 대부분 사라졌고, 8주 후에는 70% 이상 환자에서 동일한 효과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