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혈청 안약, 효과 적고 세균번식 잘돼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2013/03/13 08:50

본인 혈액서 뽑아 채취… 통증·안구건조 완화 도움 보관 잘못하면 금세 변질… 되레 안과 질환 생기기도


라식이나 라섹 수술을 할 때 "수술 후 통증과 안구건조감을 줄일 수 있다"며 자가혈청 안약을 만들어 넣을 것을 권하는 안과가 많다. 자가혈청 안약이란 자신의 혈액을 뽑은 뒤 원심분리기에 넣어 혈청만 채취한 것을 말한다. 이를 만들려면 별도로 5만원 정도의 비용이 더 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자가혈청 안약은 정말 통증 및 안구건조감 완화에 도움이 될까?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라식센터 정재림 교수는 "수술 후 자가혈청 안약을 넣으면 통증과 안구건조감이 어느 정도 주는 것은 맞지만, 굳이 비용을 추가해 쓸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자가혈청은 성장인자나 영양분을 눈물보다 많이 함유하고 있어 수술 때문에 생긴 상처가 빨리 회복되도록 돕는다. 이 덕분에 통증과 안구건조감이 완화되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대부분의 대학병원이 자가혈청 안약을 거의 쓰지 않는다. 효과가 일반인이 잘 느끼지 못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눈물막 파괴시간 검사 등을 통해 상피 재생 능력이 떨어지거나 심한 안구건조증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자가혈청 안약을 쓰는 것이 좋다.

▲ 자가혈청 안약이 통증과 안구건조감을 일부 감소시키기는 하지만, 건강한 사람은 따로 비용을 들여 쓸 필요는 없다. /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제공
자가혈청 안약을 쓸 때는 보관법이나 사용법을 잘 지켜야 한다. 주성분이 단백질인 자가혈청은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세균이 잘 번식한다. 세균이 번식한 자가혈청 안약을 눈에 넣으면 각막염뿐 아니라 각막궤양 등 비교적 심각한 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하고, 만든 지 3주가 지난 것은 사용하면 안 된다. 정재림 교수는 "집 밖으로 나가야 할 때는 자가혈청 안약을 아이스팩과 함께 넣어 들고 다녀야 한다"며 "이를 실천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일회용 인공눈물을 쓰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