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화장품을 집에서 만들수 있다고?

|2006/10/25 16:26

내 피부·체질에 맞는지 약재 성분 따져보세요

▲ 감초, 삼백초, 인삼 등 구하기 쉬운 한약재를 이용해 집에서 간단한 한방 화장품을 만들 수도 있다. /이명원기자 mwlee@chosun.com

2002년 40개에서 2003년 52개, 2006년 현재 100여 개. 이 숫자는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방화장품 브랜드의 개수다. 여자 연예인치고 한방화장품 광고 한 번 못 찍으면 인기인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 올해에는 전체 화장품 시장의 약 15%를 차지할 정도로 괄목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5~40세 미만 젊은 소비자층도 두터워지고 있다. ‘설화수’는 2년 사이 13%에서 25%, ‘수려한’은 작년 상반기 대비 3.5배 증가했다. 바야흐로 한방화장품 전성시대. 한방화장품이 왜 인기 있는지, 집에서 만들어 쓸 수는 없는지 살펴본다.

◆한의학과 현대 과학이 만난 한방 화장품

너도나도 한방화장품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한방화장품에 대해 명확한 법적 규정은 나와 있지 않다. 식약청에서는 한방화장품을 동의보감, 본초강목 등 8대 한의학 서적에 기록된 한약재를 함유한 화장품이라고 해석한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김연준 책임연구원은 “수천 년의 역사 동안 전래되어 온 한의학의 기술 및 화장법을 현대의 과학 기술과 접목시키고 천연 약재를 사용하여 제품화시킨 것만이 정통 한방 화장품”이라고 정의한다.

◆나노기술도 접목… 천연 원료라 부작용 적고 효과 높아

‘한방제품=중년 여성’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천연 원료를 사용한 부작용이 적은 기능성 제품’이라고 인식이 바뀌는 것이 한방화장품의 인기 배경. 특히 최근 출시된 한방 제품들은 끈적이거나 기름지지 않으면서 빠르고 산뜻한 흡수력을 자랑한다. ‘수려한’의 경우, 한방원료에 생명공학과 나노기술 같은 첨단과학기술의 접목을 통해 ‘새롭다’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여드름엔 어성초, 미백엔 감초, 탄력엔 인삼

고가의 한방화장품들은 노화방지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일반 화장품처럼 피부 타입별로 골라 쓰기가 쉽지 않다. 휴그린 한의원 김미선 원장은 “자신의 피부에 맞는 약재가 포함된 한방화장품을 고르면 피부타입별 화장품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여드름에는 어성초와 삼백초, 진정과 미백에는 감초, 하수오, 동충하초, 그리고 탄력에는 인삼이 포함된 화장품을 골라 사용하는 식이다. 주의할 점은 몸에 좋은 재료가 무조건 피부에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 예를 들어 인삼은 식용으로 쓸 때는 기를 보하고 비위 기능을 보강하는 약인데 화장품으로 바를 때는 미백과 탄력을 주기 위한 제품으로 변한다.

◆사용전 귀 뒤·팔꿈치에 테스트를

한의학에서는 약과 독의 구분이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다르므로 특정 약재에 대해서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인삼의 경우, 얼굴이 붉고 열이 많은 악건성 피부에는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다.

자하연 한의원 임형택 원장은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한방팩을 할 때 적은 양을 먼저 귀 뒤나 팔꿈치 안쪽에 발라 민감성을 확인한 후 사용한다. 율무나 녹차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행인이나 감초, 인삼 등은 민감한 피부라면 트러블이 생길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이덕진 여성조선 기자 dukjiny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