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주(火酒)마시다 화상 당하는 황당한 사람들

임호준|2005/11/29 10:28


주당(酒黨)이라면 양주에 불을 붙인 ‘화주(火酒)’를 한번쯤 마신 경험이 있다. 보드카나 럼주에 불을 붙인 ‘화주 쇼’를 하는 칵테일 바도 많다. “화상을 조심하라”면 십중팔구 “그까짓 화주가 설마”라고 말하겠지만, 실제로 심각한 화상을 입는 사람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

한강성심병원 화상성형센터에는 지난 2002년 7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화주를 마시거나 화주 쇼를 구경하다 심한 화상을 입은 환자 25명이 찾아와 치료를 받았다. 25명 중 남자는 21명, 여자는 4명이었으며, 평균 25.7세로 젊은 층이 대부분이었다. 17명은 화주를 마시다 화상을 당했으며, 나머지는 화주 쇼를 하는 바텐더나 구경을 하던 취객들이었다.

이 병원 화상성형센터 장영철 교수에 따르면 화상 부위는 얼굴이 가장 많았으며, 손, 팔, 가슴 등의 순으로 많았다. 화상 정도는 대부분 2도 화상이었으며, 치료기간은 평균 12.1일이었다. 25명 중 23명은 화상 드레싱 치료 만으로 상처가 아물었지만, 2명은 화상 정도가 심해 피부를 이식 받았다고 장 교수는 밝혔다. 특히 4명의 환자는 눈 각막에 화상을 입었으며, 4명은 화상 후 스트레스 증세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환자들의 절반 정도는 흉터나 색소 변형 등 화상 부작용이 생겼다고 한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