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 어깨 부상…작게 다친 사람이 더 많이 수술 받는다

이지혜|2005/01/25 17:10

평균 1년 후 치료… 상처 작을수록 늦어 근육 파열은 통증 길지않아 타박상 오인


빙판길에 넘어져 어깨를 다친 경우엔 눈에 띄는 외상이 없고, 크게 아프지 않더라도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아프지 않다고 방치하다간 더 큰 수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김승호 교수팀은 최근 4년간 어깨 부위 회전근 파열로 수술을 받은 환자 174명을 조사했다. 어깨 관절과 연결된 회전근은 팔을 위로 드는 운동과 회전 운동을 하는 근육이다.

조사결과 수술 환자는 어깨를 다친 후 평균 12개월이 지나서 병원을 찾았으며, 부상 당시 외상이 없었거나 파열된 정도가 약했을수록 더 늦게 병원을 찾았다. 심지어 4년 후 병원을 찾은 경우도 있었다. 김 교수는 “회전근이 파열되면 처음 2~3일간은 몹시 아프지만 차츰 통증도 사라지고 팔을 움직이는 데도 지장이 없어 의사조차 가벼운 타박상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회전근이 파열된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되면 파열된 근육이 위축되면서 지방조직으로 변성돼 결국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태가 된다.

조사결과 실제로 외상이 있거나 근육이 많이 파열된 환자보다 외상이 없고 근육이 작게 파열된 환자가 더 많이 수술을 받았다. 부상 당시 외상이 있었던 환자는 전체 수술환자의 37%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63%는 외상이 없었다. 또 부상 당시 회전근이 많이 파열된 환자는 35%였으나, 작게 파열된 환자는 65%에 달했다. 외상이 있거나 근육이 많이 파열돼 통증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엔 더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기 때문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한편 회전근 수술환자의 연령은 50대가 35.6%, 60대가 40.2% 등 50대 이상이 85%에 달했다. 김 교수는 “회전근은 매우 질겨서 젊었을 때는 웬만큼 충격을 받아도 문제없지만 나이가 들면서 급속도로 약화된다”며 “특히 50대 이상이 어깨를 다친 경우엔 아프지 않더라도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지혜 기자 wigrace@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