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성만 대물림할 뿐”
자녀 체벌이 법으로 금지될 예정이다. 법무부는 10일, 현재 민법상 친권자에게 보호·교양의 권리·의무가 있고 이를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되어있지만, ‘징계가 체벌을 허용하는 뜻으로 읽힐 수 있어 훈육 등으로 대체하라’는 법제개선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여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체벌이 자녀의 인성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부모도 많다. 그러나 ‘육체적인 고통’과 관련된 만큼, 체벌은 자녀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국내 체벌 현황, 90%가 “겪어봤다”
체벌 문화는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아동복지학회 논문에 실린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체벌을 1회 이상 경험했는가란 질문에 90.3%가 그렇다고 답했다. 16.6%는 주당 1~2회 체벌을 받고 있었고, 체벌 유형에 대해 19.1% 는 모욕적이고 감정적인 유형의 체벌을 받았다고 답했다. 대상 아동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의 아동 387명이었다. 그러나 체벌을 받은 후 잘못을 반성한다고 한 아동은 48%에 불과했다. 또한 과반수 이상이 ‘또래와 의견이 다를 때 폭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체벌 경험이 있는 아동일수록 폭력사용을 용인하는 경향도 드러났다.
충북대학교 아동복지학과 윤혜미 교수는 논문에서 “체벌이 체벌자가 원하는 만큼의 교육적 효과도 없으며, 오히려 아동에게 목적을 위해 수단으로 폭력·공격성을 용인할 수 있다는 학습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부모의 폭력 따라하는 이유는 ‘적대적 동일시’
체벌로 폭력을 경험한 아동은 폭력 성향이 커진다. 고려제일정신건강의학과 김진세 원장은 “폭력성은 부모에게 물려받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며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가해자를 따라하는 ‘적대적 동일시’ 심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적대적 동일시(Hostile identification)는 가해자를 피할 수 없을 때, 자신과 가해자를 동일시 해 똑같이 강해지려고 하는 무의식적 동기다. ‘부모에게 맞았으니 절대 따라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문제 해결법으로 폭력을 동원할 수 있다.
그렇다면 훈육은 어떻게 해야 할까. 김진세 원장은 “체벌은 인간을 바로잡을 수 없다”며 “시간과 노력이 더 들지만, 대화나 부모 스스로 모범을 보이기 같은 행동으로 얼마든지 아이들의 행동을 수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아이가 꽃밭이나 화단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이때 ‘그러지 말아라’고 하거나 체벌하는 대신, ‘5일간 꽃밭을 스스로 가꿔봐, 물도 주고’라고 말하는 식이다.
주변에 심각한 체벌 등으로 아동학대를 당하는 사례가 있다면 신고할 수 있다. 신고는 112 또는 관할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가능하다. 신고자 신분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 10조, 제 62조에 의해 보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