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수술 후 건강하게 회복 중인 쓰리전을 서울아산병원 소아심장외과 윤태진 교수가 살피고 있다./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네팔로 의료봉사를 갔던 한국 의료진이 선천성 심장병으로 시한부 통보를 받은 신생아를 살려냈다. 발견 보름만에 한국으로 데려와 수술했고 생명을 지켜냈다.

18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4일 네팔에서 태어난 남아 ‘쓰리전(Srijan)’은 태어나자마자 심장 이상으로 얼마 못 산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쓰리전의 병은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한달 내 50%가 사망하는 ‘대혈관 전위’였다. 심장에서 폐로 피를 보내는 폐동맥과 심장에서 온몸으로 피를 보내는 대동맥의 위치가 선천적으로 뒤바뀌어 있었다. 피를 통해 온몸으로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한다.

하루 빨리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의료 수준이 낮은 네팔에선 치료가 불가능했다. 죽음을 기다리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러던 중 쓰리전의 부모는 때마침 서울아산병원 해외의료봉사팀이 1월 11일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카트만두에서 약 70㎞ 떨어진 처우따라에 살고 있던 이들은 아기를 안고 한 줄기 희망이라도 잡고 싶은 심장에 버스를 타고 달려왔다.

쓰리전을 진료한 서울아산병원 해외의료봉사팀은 쓰리전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1분 1초라도 빨리 한국에 데려가 수술하는 것뿐이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쓰리전을 살리기 위한 긴급 이송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쓰리전은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심부전 증상이 심해져 숨 쉬는 것을 더욱 힘들어했고, 심장이 제대로 피를 내보내지 못해 생기는 청색증 때문에 피부가 파랗게 변해갔다.

당시 네팔 카트만두에서 쓰리전을 진료한 서울아산병원 해외의료봉사팀 김영휘 교수(소아심장과)는 “피부가 파랗게 변한 쓰리전의 심장을 초음파로 검사하자마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수술을 받는다면 생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네팔에서는 바로 수술을 하더라도 생존 가능성이 10%밖에 되지 않았다. 인도에 가서 수술을 받으면 그 가능성은 높아지지만 치료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 쓰리전의 가족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 교수는 바로 한국에 있던 서울아산병원 소아심장외과 윤태진 교수에게 수술을 의뢰했고, 윤 교수는 네팔에서 보내온 검사 결과를 확인한 후 수술이 가능하니 최대한 빨리 쓰리전을 한국으로 데려오라는 답변을 보냈다.

병원측은 쓰리전을 한국에서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치료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고, 현지에 있던 해외의료봉사팀은 쓰리전 가족의 여권, 비자 발급 등의 행정 절차를 15일 만에 완료해 1월 26일 쓰리전을 한국으로 데려왔다.

3일 뒤 윤태진 교수팀은 쓰리전의 바뀐 혈관 위치를 제자리로 돌리는 동맥치환술과 심실 사이에 있던 구멍을 복원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쓰리전은 순조로운 수술 경과를 보이며 수술 19일 뒤인 2월 17일 무사히 퇴원해 고국으로 돌아갔다.

윤태진 교수는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쳐 수술이 쉽지는 않았지만, 쓰리전의 심장이 약 두 달간 잘 버텨준 덕에 잘 치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쓰리전의 엄마 쓰리저너(Srijana) 씨는 “6년을 기다린 첫 아이였는데 쓰리전이 선천성 심장 기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 정말 절망했다”며, “그때 기적적으로 나타나 쓰리전이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 서울아산병원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해외의료봉사팀은 네팔, 몽골, 베트남 등 해외 의료 취약 지역을 직접 방문해 치료하는 봉사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올 한 해에만 총 8번의 해외 의료 봉사가 계획돼 있다.




이주연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