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쓰림에 기침·흉통 증상까지 나타나… 비염·협심증인데 식도염으로 오진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2018/09/07 09:03

위식도 역류질환 과잉 진단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등 식습관이 바뀌고 비만 인구가 늘면서 위식도 역류질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 빅데이터에 따르면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7년 기준 427만5198명에 달한다. 성인 인구(4200만명)로 따지면 10명 중 1명은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인 셈이다. 위식도 역류질환이 흔한 질환이 되면서, 과잉진단되고 있다는 소화기내과 전문의들의 목소리가 높다.

◇증상, 진료과 다양… 진단 남발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산 등이 식도로 넘어와 가슴 쓰림, 신물 역류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문제는 이런 식도 증상뿐만 아니라 기침·흉통·목 이물감 같은 식도 외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내시경을 해도 절반 이상은 식도 점막 손상 같은 소견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주로 증상에 의존해 진단을 한다. 진료과도 소화기내과·외과·이비인후과·가정의학과·정형외과 등 다양하다.

▲ 위식도 역류질환은 환자가 늘고 있긴 하지만, 위식도 역류질환이 아닌 데도 과잉 진단되는 사례가 많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조주영 부이사장(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증상이 다양해 과잉 진단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죽고 사는 심각한 질병이 아니고 위산을 줄이면 속 불편함이 완화돼 환자가 만족하다보니 의사들이 쉽게 보고 진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비싼 치료제를 필요없이 남용하고 건강보험 재정을 낭비하는 것이 문제다. 불필요하게 약물을 복용하게 되면서 부작용에 노출될 위험도 있다. PPI제제는 장기간 복용하면 골다공증, 골절, 위장관 감염, 치매, 관상동맥질환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식도 운동 장애를 식도염으로 착각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흔히 오진되는 경우는 후두염·비염 환자다. 고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최윤진 교수는 "위식도 역류질환자는 목 이물감을 호소하거나 기침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위산 역류로 흉통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어 협심증 같은 심장 질환을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잘못 진단하기도 한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식도운동장애와 헷갈리는 경우도 많다. 식도운동장애는 식도 연동 운동이 안되는 질환이다. 고신대복음병원 소화기내과 김성은 교수는 "식도운동장애 환자 중 일부는 가슴쓰림을 호소해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혼동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주영 교수팀이 약물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 738명을 정밀 검사한 결과 17.3%(128명)의 환자가 식도위 접합부가 잘 열리지 않는 식도운동장애 환자였다.

◇약보다 생활습관 교정 먼저

위식도 역류질환자는 섣불리 약에 의존하기보다 생활습관을 먼저 교정해야 한다. 생활습관 교정은 ▲식사를 하고 바로 눕는 습관 피하기 ▲야식·과식 피하기 ▲잘 때 상체를 약간 높이기 ▲체중 감량하기 등이다. 약을 복용한다면 증상이 완화되는 지 살펴야 한다. 증상이 50% 이상 호전되지 않는다면 24시간 산도(PH) 검사 같은 정밀검사를 해야 한다. 최윤진 교수는 "약이 효과가 좋기 때문에 약에 의존하는 환자가 많지만 약을 끊으면 다시 증상이 나타난다"며 "위식도 역류질환은 평생 지속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생활습관 교정이 필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