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 단계별 치료
통증 약한 초기, 보존 치료로 호전... 계속 아프면 비수술 치료 고려를
합병증 위험 낮고 80% 정도 성공
수술은 비수술 치료 효과 못 볼 때... 생활습관 교정·운동해야 재발 막아
전모(74)씨는 3년 전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진단을 받은 이후로 약도 먹고, 주사도 맞았지만 증상은 크게 좋아지지 않았다. 다니던 병원에서는 수술을 권유했다. 그러나 전씨는 '허리에 칼을 댄다는게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수술을 포기했다. 통증으로 다른 병원을 찾은 전씨에게 의사는 "수술만 방법은 아니다"라며 "현재 상태라면 비수술 치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씨는 직경 약 1.3㎜의 가느다란 관을 통해 척추관을 넓혀주는 시술인 풍선확장술을 받았고, 지금은 가벼운 운동이 가능할 정도로 일상 생활에 문제 없이 지내고 있다.
◇중장년 허리 통증, 디스크·척추관협착증이 주범
중장년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디스크(추간판탈출증)와 척추관협착증이다.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의 수핵이 노화나 물리적 충격으로 빠져나와 신경을 자극, 통증과 저림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에 있는 신경 다발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져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원인과 증상이 조금씩 다르지만, 통증이 심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심한 경우 운동은커녕 짧은 거리를 걷는 것도 어려워하고, 휠체어에 의존하기도 한다.
연세바른병원 김세윤 대표원장은 "허리 아래쪽 감각이 이상해 걷기 힘들어하거나, 배뇨장애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며 "방치할수록 신경이 손상될 뿐 아니라 운동 부족 상태가 되기 쉬워 허리 통증이 있으면 빨리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증상 따라 단계별 치료해야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은 운동치료 및 생활습관 개선, 약물치료, 도수·물리치료, 시술, 수술 등 단계별로 자신에게 필요한 치료가 있다. 김세윤 원장은 "환자 증상과 몸 상태에 따라 치료법은 달라진다"며 "허리 통증이 있는데 곧바로 수술을 해야하는 환자는 약 10%에 불과하므로, 환자 상태에 맞게 단계별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1단계=보존 치료
초기 디스크·척추관협착증은 디스크가 약간만(전체 디스크 둘레의 4분의 1 이하) 튀어나와 있거나 협착이 거의 없는 상태다. 통증이 약하고 잠깐씩 나타난다. 단순히 '허리가 뻣뻣하다'고만 느끼기도 한다. 이 때는 소염진통제 등 약물치료, 운동치료, 도수·물리치료 등 보존 치료만 해도 호전된다.
▷2단계=비수술 치료
▲환자가 호소하는 고통이 크고 ▲영상검사로 디스크가 많이 튀어나와 있거나 협착이 심하며 ▲6주 이상 보존적 치료를 해도 효과가 없다면 비수술 치료(시술)를 고려한다. 절개로 생기는 감염 같은 합병증 위험이 낮고, 성공률은 80% 정도다.
김세윤 원장은 "만성 퇴행성 디스크는 고주파수핵감압술, 척추관협착증은 풍선확장술, 급성 파열성 디스크는 경막외내시경술을 많이 시행한다"고 말했다. 고주파수핵감압술은 국소마취 후, 가느다란 1㎜ 굵기의 주삿바늘을 환자의 디스크에 삽입한다. 이후 특수 카테터(관)를 통해 고주파를 흘려보내 돌출된 디스크 크기를 줄인다. 시술 시간이 15분 정도로 짧고, 절개가 필요 없어 회복이 빠르다. 풍선확장술은 국소마취 후 풍선이 달린 카테터를 좁아진 척추관에 삽입, 이후 풍선을 부풀려 신경 통로를 넓히는 시술이다. 물리적으로 유착을 제거하는 효과도 있다. 급성 파열성 디스크라면 경막외내시경술을 고려한다. 특수 카테터를 통증 부위에 넣어 내시경으로 병변을 직접 보며 치료하는 시술이다. 흘러나온 수핵을 열로 가해 없애거나, 디스크를 다시 안쪽으로 들어가게 한다.
▷3단계=수술 치료
보존 치료나 비수술 치료를 했는데 통증이 좋아지지 않거나, 하지 마비가 있을 정도로 증상이 심하면 수술을 고려한다. 일부 병원에서는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면 수술을 해도 2㎝ 정도로 작게 절개해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미세척추 수술을 주로 한다. 협착증현미경확장술, 현미경디스크제거술이 여기에 해당한다. 김세윤 원장은 "크게 절개하면 근육 등 정상조직까지 함께 절개하게 된다"며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는 것과 별개로, 정상 조직이 회복되는데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회복된 후에도 자체 기능이 떨어질 수 있어, 환자 입장에서는 작게 절개하면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시술·수술 후 관리는 필수
척추질환 환자는 시술·수술을 했다고 '병이 다 나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평소 척추에 나쁜 영향을 주는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병이 재발하기 쉽다. 의사와 상담을 통해 자신의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허리 근력을 길러주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라면 체중 조절을 해야 한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척추가 받는 압력이 커져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