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건강 관리_ 무지외반증
100세 시대 활력있는 삶을 살려면 '발'을 지켜야 한다. 발이 건강해야 잘 걷고 활동할 수 있다. 마치 나무의 뿌리처럼 발이 망가지면 무릎, 허리 등도 연쇄적으로 병이 든다. 발에 생기는 병 중 흔한 것이 '무지외반증'이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방향으로 휘며 엄지발가락이 시작되는 관절의 뼈가 돌출되는 질환이다. 유전적 요인과 함께, 폭이 좁은 신발을 오래 신는 등 후천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무지외반증은 평균 수명이 늘면서 환자가 늘고 있다. 연세건우병원 박의현 병원장은 "무지외반증을 사소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엄지발가락 변형만으로 다양한 관절·척추 합병증에 노출돼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훨씬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무지외반증 진료 환자의 83%가 여성이다. 여성이 무지외반증에 취약한 이유는 유전과 함께 하이힐 같은 폭이 좁은 신발을 신기 때문이다. 무지외반증은 특히 중년 이후 여성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박의현 병원장은 "발볼이 좁은 신발을 오랜 기간 신은 영향과 함께, 폐경 후 여성호르몬이 줄어들면서 뼈·인대·근육이 약해져 엄지발가락 변형이 더 잘 일어난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이 관절염·허리디스크 유발
무지외반증은 발 변형에서 끝나지 않는다. 먼저 통증을 유발한다. 무지외반증이 있으면 튀어나온 엄지발가락 뼈가 아파서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지 않고 걷는다. 정상적인 걸음걸이에선 엄지발가락에 체중의 약 60%가 실려야 하지만, 통증 때문에 검지·중지·약지 발가락 쪽으로 체중이 쏠리면서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거나 발바닥 바깥쪽 신경(지간신경)이 뭉쳐 통증이 생긴다.
박의현 병원장은 "무지외반증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의 상당수가 엄지발가락 통증보다는 발바닥 굳은살이나 신경이 뭉쳐 발생하는 지간신경종 증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몸의 중심축이 바깥으로 쏠리면서 걸음걸이가 이상해져 무릎 관절염, 허리디스크 같은 문제도 생긴다. 박의현 병원장은 "무릎과 허리에 비정상적으로 부담이 가해지면서 발목 인대나 무릎 관절이 손상되고 척추디스크가 변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성 무릎 관절염 환자의 절반이 무지외반증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무지외반증은 신체 전반적인 기능을 떨어뜨린다. 2018년 BMC 근골격계장애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일본 산촌마을의 50세 이상 거주자를 대상으로 무지외반증이 신체 기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살폈다. 그 결과, 무지외반증이 심할수록 걷기 속도 등이 감소했다.
무지외반증으로 통증이 심하지 않더라도 체중을 실은 상태에서 엄지 발가락의 휘어진 정도가 15도 이상이면 치료가 필요하다. 초기에는 발바닥 염증을 없애고 무지외반증을 교정하는 보조기나 특수 깔창 등을 이용해 치료한다. 이런 치료는 무지외반증을 교정하는 효과는 없고, 병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엄지발가락이 휜 정도가 심하면 수술 밖에는 방법이 없다. 수술은 과거에는 보편적으로 뼈를 깎는 고통스러운 수술을 시행했지만, 연세건우병원에서는 통증과 재발을 줄인 교정절골술을 시행하고 있다. 교정절골술은 엄지발가락 뼈에 실금을 낸 뒤, 살짝 돌려서 안쪽으로 밀어넣고 나사·핀으로 고정하는 수술이다. 교정절골술을 하면 재발률과 통증이 크게 줄어든다. 연세건우병원 조사에 따르면 교정절골술의 경우 재발률이 0.5% 미만이다. 또한 일반적인 무지외반증 수술은 통증 점수(VAS)가 7~8점이지만, 교정 절골술의 경우는 통증 점수가 2~3점에 불과하다. 박의현 병원장은 지금까지 교정절골술을 1만5000례 이상 많이 시행했다. 수술 시간이 30분 미만으로 짧고 통증이 적으며 핀·나사 고정을 통해 수술을 튼튼하게 하기 때문에 양발 모두 동시에 무지외반증 수술을 할 수 있다. 박의현 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무지외반증 환자의 30% 이상이 양측 수술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연세건우병원에서는 수술 후 진통제·혈관수축제 등을 넣은 복합 약물주사를 놓는다. 이 주사를 놓으면 마취가 풀려도 통증이 크지 않아 환자 회복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