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국가 검진, 비용 대비 효과 입증… 진단만 되면 완치 가능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2018/02/13 16:45

▲ C형간염은 증상이 없어 환자 본인이 C형간염을 앓고 있는지 잘 모른다. 국가 검진을 통해 환자를 찾아내고 치료를 하면 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 헬스조선 DB

간암을 일으키는 주 원인은 B형간염과 C형간염이 대표적이다. 두 간염 모두 심각한 질환으로 이행되지만, 검진부터 환자관리 체계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B형 간염은 백신도 개발 되어 있고 국가검진을 통한 조기진단으로 환자 건강 관리가 활발히 이루지고 있다. 반면, C형 간염의 경우, 백신이 없어 예방이 어려울 뿐 아니라, 검진의 기회가 없고,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C형 간염은 8주에서 12주 먹는 약으로 완치가 가능해져 제 때에 진단을 받고 치료하면 간경변증, 간암 등 중대 질병으로의 이행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C형간염 환자는 본인의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지역 사회 기회감염을 막는 국가적 관리 대책도 부족해 감염 관리에 구멍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대규모 집단 감염 사태가 연이어 발발했고, 감염을 자각하지 못한 환자에 의한 감염 위험은 통제가 힘들어 감염 확산의 우려가 존재한다.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관리 대책 마련이 중요한 시점이다.

#간암 유발하는 C형간염, 감염자 대부분 무증상

C형간염 바이러스에 한 번 감염되면, 70~80%가 만성간염으로 진행되며 이중 약 30~40%는 간경변증, 간암으로 발전한다. 국내 간경변증 및 간암 환자의 약 10~15%는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고, 간경변증 환자에서 연간 1~7% ‘간세포암’ 발생, 연간 3~6%에서 ‘비대상성 간경변증’으로 진행된다.

한번 감염되면 간암 등 위중한 질환으로 발전하지만, 감염에 대한 관리는 소홀하다. 대부분이 무증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악화되기 전까지는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문제가 없어 감염자의 상당수가 감염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한 2015년 다나의원의 집단 감염 사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C형간염 집단 감염 사태는 여러 번 반복되면서 심각한 사회 보건 문제로 떠올랐다. 이를 관리하기 위해 의료기관 원내 감염의 경우 ‘C형간염 예방 및 관리대책 전수감시’ 등의 고유병 지역 시범 사업이나 의료기관 발병 전수 보고 체계 변경 등을 시행하며 정부가 관리에 나섰다. 그러나 또 다른 감염의 복병은 본인도 인지하지 못한 감염자를 통한 전파로, 이를 제대로 통제할 수 있는 대책은 아직 전무하다. 무증상 환자가 스스로 병원을 방문해 C형간염을 진단받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C형간염은 혈액 매개 감염질환으로 무허가 문신 및 불법시술, 반영구화장, 침습적 시술, 손톱깎이와 같은 생활용품의 공동 사용 등으로 감염될 수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감염된 무증상 환자를 통한 전파의 경우 정부 관리 시스템 상에서 체계적 관리 자체가 어렵다. 병원 내 감염처럼 경로 추적이 상대적으로 명확한 경우에는 감염 사례가 사회적 이슈가 되지만, 무증상 환자를 통한 감염은 사회적 관심도가 낮고 감염경로의 파악과 추적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병원 내 감염만 관리하면 된다고 치부해선 안 되는 이유다. C형간염과 같은 감염 질환의 특성상 병원 밖 다른 감염 경로의 차단과 숨은 환자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

#백신없는 C형간염, “40~65세 일생1회 검진 필요’

가장 적극적인 감염관리 방법은 국가건강검진 체계와 연계하여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를 찾아내는 것이다. 국가건강검진사업과 연계할 경우 검사 추가 비용 부담도 크지 않고 한번의 채혈로 간단하게 진행할 수 있으며 수검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국가검진 효과에 대한 연구도 다양하게 진행됐다. 지난 2017년 질병관리본부의 만성 감염병 코호트 연구 ‘국내 C형간염의 현황과 대책’ 연구결과에서는 40대, 50대, 60대 검진 가운데 40대에서 가장 비용효과적임을 밝힌 바 있다.

최근 개최된 ‘C형간염 정책토론회’에서도, ‘국가건강검진체계 연계하에 40~65세에서 일생 1회 C형간염 항체검사를 시행하여 C형간염을 진단 및 치료한다면, 국내의 C형간염을 비용효과적으로 퇴치할 수 있다는 보건의료원의 최신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C형간염은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 무증상 무자각 환자가 상당수인 현실을 반영하고, C형간염의 유병률과 사망률 증가 추세 및 악화요인의 증가, 조기 치료 시 전체 의료비 감소효과, 질병 치명성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여 국가건강검진 포함에 대한 전향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C형간염 3개월 치료하면 완치 가능

최근 몇 년 사이 C형간염 치료패러다임이 획기적으로 바뀌었다. 6개월에서 1년간 고통스러운 주사제 치료를 받아도 치료 성공율이 60% 정도밖에 되지 않고, 치료비용도 고가였던 과거와 달리 2014년부터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Direct-acting Antiviral Agents, DAA)가 개발된 이후 90%에서 100%까지 우수한 치료성공률을 보이며 환자에 따라 통상 12주 치료를 통해 성공적 완치가 가능해졌다. 이제 C형간염은 만성질환으로 질병을 전파시킨다는 사회적 편견의 질병에서 빠른 기간 내 완치되어 사회 활동에 제약이 없는 질병으로 크게 달라졌다.

또한 치료성공률이 매우 우수한 여러 종류의 경구치료제들이 나오면서 경쟁적으로 약가가 인하되어 환자부담이 매우 줄었다. 진단 후 효과적 치료를 통한 환자관리로 감염차단이 가능해져 C형간염항체 국가검진 도입을 집단감염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대한간학회 정책이사 김영석교수(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소화기내과)는 “여러 C형간염 치료제가 개발 돼 부작용 없이 짧은 기간 내 완치가 가능해졌다”며 “국가검진을 통해 환자를 찾아내고, 치료를 통해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C형간염의 확산을 막는 정책 결정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