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0명 중 7명 우울증… '우울함' 인정받는 분위기 만들어야 자살 막는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2018/02/0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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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살률은 13년 째 OECD 1위이다. 우리나라는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이 2016년 기준 25.6명으로 OECD 평균(12명)의 2배가 넘는다. 자살자의 70~80%가 우울증 소인이 있었다는 심리부검연구를 미루어 볼 때 우울증은 자살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정부는 자살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대적으로 자살 방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우울증 환자를 대하는 사회적 분위기나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 특히 우울한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운 직장 내 경직된 분위기가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직장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7.4%(74명)가 우울증 진단을 받았지만, 우울증으로 병가를 낸 사람은 3분의 1(31%)에 불과했다. 유럽 7개국은 우울증 진단율이 20%에 달하고, 우울증 환자가 병가를 쓰는 비율도 51%로 우리 보다 훨씬 높다.

직장에서 직원이 '우울함'을 느낀다고 말하면 아직도 상당수의 상사나 동료가 '정신 상태가 약해서'라고 생각한다. 우울증을 앓으면 의욕이 떨어지고 집중력이 저하 돼 자꾸 실수를 하는 데, 이 때도 실력이 없다고 비난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이유로 우울증 환자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어렵다. 실제 조사에서도 우울증 환자의 71%가 직장에서 우울증을 숨기고 싶어하고, 47%는 우울증으로 인해 직장에서 차별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는 "직장 내에서 '나 오늘 기분이 우울해요'라고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고, 상사와 동료에게 이런 기분이 인정받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참는 게 성숙한 사람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우울증은 본인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빨리 알아차리고 상담·약물 치료를 하게 해야 자살 등을 막을 수 있다.

또한 2016년에 영국서 발표된 IES보고서에 따르면 직장 내에 생산성 저하에 가장 영향을 주는 요인은 우울(21%)이다. 이는 알레르기 질환(17%), 고혈압(13%), 당뇨병(12%)보다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을 앓는 직장인은 전체 급여의 26%의 노동 능력 상실이 발생한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는 "임직원들에게 우울증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우울증 검진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