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알코올 중독 심각, 어떻게 예방할까?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2017/11/08 10:06

▲ 청소년 알코올 중독 환자가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사진=헬스조선 DB

최근 할아버지의 승용차로 음주운전을 하다 사람을 들이받아 사망하게 한 10대가 자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운전석에 타고 있던 A군(19)은 혈중알코올농도 0.07%인 만취 상태였다. 친구 6명을 태우고 음주운전 중 옆 인도를 올라타 보행자를 사망하게 한 것이다.

청소년 음주율이 증가하면서 청소년 범죄 수위도 날로 높아지는 중이다. 청소년 음주는 성인에 비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폐해가 크며 향후 알코올 중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알코올 중독 환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알코올 의존증으로 치료받은 10~19세 청소년 환자 수가 8000명에 달했다. 구체적으로는 2012년 1415명에서 2013년 1304명으로 소폭 줄었다가, 2014년 1588명, 2015년 1726명, 2016년 1767명으로 최근 3년 연속 늘어났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무형 원장은 “같은 기간 30~50대 성인 환자는 줄어든 반면 10대 환자는 25%의 증가율을 보였다”며 “일반적으로 알코올 의존증이라는 질병의 특성상 치료 현장으로 유입되는 비율이 극히 적다고 볼 때, 통계 수치에 비해 실제 음주 문제를 가진 청소년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알코올은 성인에 비해 아직 신체적으로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청소년에게 훨씬 치명적이다. 청소년의 경우 성인보다 알코올에 의한 조직 파괴가 더욱 심각하고, 신체 발육 부진과 뇌 발달 장애, 정신과적 장애 등에 더 쉽게 노출된다. 이무형 원장은 “청소년기와 같이 학업에 열중해야 할 시기에 알코올을 접하면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알코올이 해마를 위축시켜 기억력 저하까지 가져올 수 있다”며 “특히 알코올에 의해 이성적 판단과 충동조절 능력, 도덕성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손상될 경우 각종 범죄나 문제 행동에 노출되기 쉽다”고 말했다.

성장기의 지속적인 음주는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알코올은 뇌의 보상회로를 지나치게 자극해 비정상적인 쾌감을 경험하게 하는데, 알코올에 의해 도파민이 과잉 분비되면 보상회로의 작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결국 음주에 대한 조절력이 상실하게 되면서 중독에 이르게 된다. 이무형 원장은 “청소년기는 뇌의 가변성이 높아 자극에 쉽게 반응하게 되고 그만큼 더 쉽게 알코올 중독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통계에 따르면 첫 음주를 시작하는 나이가 13살로 나왔는데, 이처럼 음주 시작 연령이 어릴수록 더 많은 음주에 노출되며 알코올 의존증으로 가는 비율 역시 더욱 높아진다”고 말했다.

실제 다사랑중앙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알코올 의존증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첫 음주시기를 10대라고 답한 비율이 남성은 39%, 여성은 27%로 나타났다.

한편, 이 원장은 “청소년에게 음주의 위험성을 알리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가족들의 대처”라며 “청소년 자녀에게 술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가족들이 주위의 시선이나 학업 등을 이유로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되고,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초기 치료에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