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탓? 미세먼지 탓?…계속되는 쉰 목소리, 두경부암 가능성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2017/10/26 14:40

▲ 쉰 목소리가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두경부암을 의심할 수 있다./사진=헬스조선DB

환절기 감기 또는 미세먼지 때문에 목소리가 쉬는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 대부분은 안정을 취하면 원래 목소리로 돌아온다. 하지만 3개월 이상 쉰 목소리가 계속된다면 머리와 목 부근에 발생하는 두경부암이 원인일 수 있다.

흡연·음주·HPV 감염 탓 환자 빠르게 늘어​

영화배우 김우빈씨가 앓는 것으로 알려진 두경부암은 눈·뇌·귀·식도를 제외한 머리에서 가슴 윗부분까지의 영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암을 말한다. 구강암·후두암·인두암·침샘암이 대표적이다. 두경부암은 위암·대장암·간암처럼 흔히 발생하는 암은 아니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14년 국내에서 발생한 암 가운데 1%에 그친다. 그러나 증가율로는 다른 암보다 두드러진다. 2005년 국내 두경부암 신규 환자는 3676명이었는데, 2014년 4634명으로 26% 늘었다. 남자에게 많이 발생하고, 40~60대가 70~80%를 차지한다.

가장 큰 원인은 흡연과 음주다. 흡연자가 비흡연자 비해 두경부암 발병확률이 약 15배 정도 높다. 최근에는 자궁경부암의 위험인자로 알려진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인한 발생이 크게 늘고 있다. 보통 성관계를 통해 감염되어 자궁경부암·항문암·성기사마귀의 원인이 되는데, 구강성교 등으로 입속 점막에 감염되면 두경부암 중 구인두암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미국암협회에서도 두경부암의 급속한 증가원인 중 하나가 구강성교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영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실제 국내도 흡연 인구 감소에 따라 두경부암 중 구강암·후두암의 발병률은 감소되는 추세나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에 의한 것으로 알려진 구인두암은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한다”며 “위식도 역류질환, 식도질환, 방사선 및 자외선 노출, 비타민이나 철의 결핍 및 두경부에 지속적·물리적 자극이 계속되면 두경부암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쉰 목소리, 입속 상처 3주 이상 지속되면 의심

두경부암은 초기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보통 3개월 이상 쉰 목소리가 지속되거나,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는 것이 대표적 증상이다. 입 안이 자주 헐거나 붓고, 적백색 반점이 생기면서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진다. 한 쪽 코가 지속적으로 막혀있거나, 코에서 이상한 분비물이 동반되기도 한다. 치아관리를 잘해도 이와 무관하게 치아가 흔들리기도 한다.

비교적 생소한 데다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90% 이상 치료율을 보인다. 두경부암 치료는 종류와 위치, 병기에 따라 수술적 치료,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이 있다. 경우에 따라 단독 혹은 병합치료를 시행한다.

종양이 원발부위에 국한되거나 경부림프절 전이가 없는 초기에는 수술적 제거술이나 방사선요법이 추천된다. 질병이 진행되어 원발부위를 침범했거나 경부림프절로의 전이가 있으면 기능보존 수술 또는 항암방사선 요법이 추천된다. 두경부암 수술은 영역의 특성상 중요한 혈관 및 신경이 밀집하여 분포하고 복잡한 구조를 이루고 있어 고난이도 수술이 많고, 환자의 기능적 측면을 고려한 수술 범위 설정 및 재건이 중요하다.

이영찬 교수는 “최근 두경부암의 수술적 치료에 있어서는 중요시 여기는 것은 피부절개를 최소화하고 먹고 말하는데 필요한 장기를 최대한 보존해 효과적인 암 치료와 함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며 “최소침습적, 기능보존적 수술의 중요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고, 내시경과 로봇수술의 발달로 입안으로 접근하여 수술할 수 있는 경구강 수술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금주·금연·예방접종으로 예방 가능

두경부암의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금연과 금주다. 구강 청결을 유지하고 틀니 등의 구강 내 보철물을 치아와 잇몸에 잘 맞게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예방을 위해 관련 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영찬 교수는 “두경부암은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잦은 흡연과 음주를 하는 40-50대 이상의 성인은 적어도 1년에 한번 이비인후과에서 두경부암에 관련된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