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Why] 열 스트레스가 심장병 위험 높이는 이유
최고기온 30도 넘으면 사망률 증가
고혈압·당뇨병 환자 특히 주의를
땀 흘린 직후엔 혈압약 복용 자제
폭염이 심혈관질환을 유발·악화시키는 첫번째 이유는 체온 조절 과정에서 심장에 과부하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체온이 높아지면 우리 몸은 말초혈관을 확장시켜 땀을 배출한다. 이때 넓어진 혈관에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 심박수가 빨라지고 심근 수축이 증가하는 등 심장이 과로해 심혈관질환이 유발·악화되는 것이다. 김병극 교수는 "높아진 체온을 낮추기 위해 우리 몸은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한다"며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서는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심장이 평소보다 펌프질을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두번째 이유는 탈수에 의해 생성된 혈전(피떡)이다. 무더운 날씨 탓에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 수분이 줄어든다. 이 때문에 혈액의 양도 줄어들면서 점도가 높아지는데, 끈적하게 변한 혈액이 서로 엉켜붙으면 혈전이 생긴다. 혈전은 혈관벽에 달라붙어 혈관을 좁아지게 만들어 각종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된다. 그런데 심혈관질환자는 이미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있기 때문에 혈전이 생기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급성 심근경색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가 7월에 2만5296명으로 가장 많으며, 전체 환자의 23%가 7~8월에 집중됐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영학 교수는 "심혈관질환자는 더운 날씨에 노출되는 것 자체가 심장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그늘에서 자주 휴식을 취하고,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폭염시 고혈압 환자는 약물 복용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평소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을 복용해 혈압을 조절한다. 그런데 땀으로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고, 말초혈관이 확장되면 혈압이 낮아진다. 이때 혈압을 낮추는 약을 복용하면 혈압이 과도하게 낮아져 저혈압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김병극 교수는 "혈압이 큰 폭으로 변동하면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이완하기 때문에 혈관에 무리를 줘 고혈압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며 "실내에서 한 시간가량 휴식을 취해 체온과 맥박 등을 안정시킨 뒤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영학 교수는 "고령자나 당뇨병 환자 등 심혈관계 질환 고위험군의 경우 폭염 시 어지럼증, 가슴 통증, 정신이 흐릿해지는 등의 증상이 생기면 빨리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