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뒤에 감춰진 알코올중독…“심각한 문제 초래 위험”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2016/03/21 10:46

▲ 우울한 기분을 술로 달래다간 더 큰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사진=조선일보 DB

우울한 감정을 달래기 위해 '술'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일부는 "술을 마시면 우울한 기분이 사라진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술을 마실 경우 우울한 감정이 더욱 심해지고 이로 인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초래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말한다. 특히 우울증과 술 문제를 함께 보일 때에는 우울증뿐 아니라 반드시 알코올 문제도 함께 치료받아야 한다.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5년 자살자 심리부검 결과에 따르면, 사망 당시 음주 상태였던 자살자는 39.7%였으며 음주로 인한 문제 발생자는 25.6%였다. 가족의 알코올 문제 비율은 53.7%를 차지해 우리나라 자살 문제가 음주 문제와 깊은 관련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성태 원장은 “우울증에 걸리면 고통스러운 감정이 극도로 예민해지게 되는데, 미래에 대한 절망감과 두려움이 너무 심해 고통을 피하는 방법으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며 “특히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뇌의 전두엽 기능을 마비시켜 이성적인 제어나 판단이 어려워져 충동적인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우울증은 의욕이 저하되고 우울하다는 감정을 느끼는 증상으로, 이러한 감정이 신체, 행동 등에 변화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한순간 또는 일시적으로 우울하다고 해서 모두 우울증으로 진단되지는 않는다.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일정 기간 이상 지속해서 우울한 감정이 이어질 때 우울증으로 진단한다. 우울증에 걸리면 단순히 우울한 기분이나 감정 외에도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데, 식사와 수면 패턴이 달라지거나 급격한 피로감이나 무기력감 등을 호소하는 예도 있다. 체중 변화를 보이기도 하고 평소 부정적인 생각, 특히 죽음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우울증을 술로 해결하는 경우다. 알코올은 세로토닌 분비에 영향을 준다.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은 의식 수준이나 건강 상태 등에 영향을 미치는데 적당량의 술은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고 도파민과 엔도르핀의 수치를 높여 기분을 좋게 만든다. 하지만 오랜 기간 잦은 과음에 노출된 경우, 알코올로 인한 자극에 둔감해져 세로토닌과 도파민 분비가 감소하게 된다. 술을 마셔도 기분이 좋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는 것이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계속 술을 마시면 더 우울한 감정에 빠져드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평소 불규칙한 생활 습관을 바로잡고 충분한 수면과 영양을 보충해야 한다. 낮에는 햇볕을 쐬고 걷기, 조깅 등 야외 활동을 많이 하는 것이 좋으며 우울 증상을 악화시키는 술과 담배는 피해야 한다. 허성태 원장은 “최근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의 51%가 우울증 치료에 방해될 정도로 과도하게 알코올을 섭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면서 “실제 본원에 입원한 알코올 의존증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우울증을 보여 함께 치료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주변에 우울증이 의심되는 사람이 있다면 치료를 받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해야 한다”면서 “단, 우울증과 술 문제를 함께 보이는 사람은 전문가 진단과 치료를 통해 반드시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